김진아 여성의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
“박원순 전 시장 성비위 사건에서 비롯된 선거…
여성의당에서 할 일 있고 낼 목소리 있어서 출마”
광고기획자·작가·자영업자·정치인 여러 이력 보유
“여성 목소리 크게 내려고 자연스럽게 정치 입문”
‘여혼살’(여자 혼자도 살기 좋은 서울). 김진아 여성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슬로건이다. 김 후보는 특히 ‘여성 1인가구’에 초점을 뒀다. 그의 성평등 정책은 서울시 소재 공기업 및 대기업, 중견기업 임원에 50% 여성할당을 주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으로는 SH 서울도시주택공사 공공주택분양의 50%를 여성세대주 가구(1인가구 우선)에게 의무 할당할 것을 약속했다. 청년 정책에는 서울시 소재, 공기업 및 50인 이상 사기업 채용 시 서류 성별 블라인드 제도와 함께 면접 시 면접관 성비 5:5 서울시 조례 제정을 약속했다. 돌봄 정책에서는 여성노인이 각 구·동별 경로당 혹은 보건소에서 재활 및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그밖에 서울 내 여성친화지구를 조성해 여성 대상 주택을 우선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공약이 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광고기획자, 작가, 자영업자, 정치인 등 여러 가지 직업을 두루 경험한 김 후보의 롤모델은 ‘자신의 위치에서 꾸준히 일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이다. 진로를 계속 바꾼 자신과 달리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을 해나가는 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를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울프소셜클럽에서 만났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여성의당은 지난해 2월 총선 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놀라기도 하고 기대하며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상황이었는데 또 선거 기회가 왔어요. 이번 선거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 사건에서 비롯된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당에서 할 일이 있고 낼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수순이죠. 그 어떤 당보다도 권력형 성추행에 있어서 당당한 정당은 없어요. 여성의당이 끝까지 완주해 이 선거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해서 출마하게 됐어요.”
이어지는 정치권 성폭력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너무 고질적 문제입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의 핵심은 정치권 내 성별 비율이 말도 안 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점에 있어요. 정치권의 가부장적인 시선은 여성 정치인을 동료시민으로 바라보지 못했죠. 또 여성을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관점으로 보는 것으로부터 비롯됐어요. 우선은 높은 지위에 있는 여성의 숫자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것과 연관해서 공기업 임원 50%를 여성에 할당한다는 식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피해자 지원 등 사후대책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한쪽으로 치우친 전반적인 사회구조를 바로 잡는 것도 함께 가야 합니다.”
왜 서울시장이 돼야 하나요?
“여성 시민들을 알 것입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성폭력을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입장에서 봤을 때 다른 후보들은 자격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요?
“나경원 전 국민의힘 후보가 직장 내 성적 괴롭힘과 관련해 가장 많은 발언을 했기 때문에 나 전 후보가 경선에서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해서 실망스러웠어요. 같은 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여성 관련 공약을 내놓은 것이 없어서 이번 선거의 의미와 맞지 않은 후보라고 생각해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성 후보지만 당내 경선에서 우상호 전 후보와 박원순 전 시장의 업적을 치하하는 발언을 했고 뒤늦게 피해자에게 사과했던 것도 부적절했어요. 또 ‘피해호소인’이라고 발언한 여성의원들을 캠프에서 배제하기도 했는데 이미 늦었죠.”
정치에 원래부터 뜻이 있었습니까?
“한국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본격적으로 여성주의 물결에 동참했어요. 그 이후 다양한 시위, 청원 등 여러 페미니즘 행동들에 참여했어요. 그러면서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의 목소리를 잘 들어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학습한 것 같아요. 다양한 시위, 청원 활동을 통해 여성들이 직접 입법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국회로 가야겠다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창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책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에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뱉은 말을 책임지고 싶었어요. ‘내가 직접 (정치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정치에 입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