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history; 히스테리-herstory
히스토리-history; 히스테리-herstory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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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논리, 거짓말, 리비도

크리스티나 폰 브라운 지음 / 엄양선·윤명숙 옮김 / 여이연 / 20,000원






'히스테리' 남성들의 이야기인 히스토리와

로고스 법칙 거부하는 몸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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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가부장제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자의반 타의반 익숙한 단어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 문화학과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저자는 비논리의 중심에 서 있는 히스테리를 통해 서구 문화를 관통해 온 로고스 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이는 종교와 신화, 철학, 문학, 의학, 정신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히스토리가 남성들의 이야기(History)라면 히스테리는 여성들의 이야기(Her-story)다. 남성들의 이야기는 문자로 쓰여졌다. 이것은 법이며 신이고 아버지이며 정신 그 자체다. 반면 히스테리는 끊임없이 로고스의 법칙을 거부하고 정신을 육체화 하려는 몸의 언어다.”



히스테리의 어원 히스테라(Hystera)는 그리스어로 자궁을 뜻한다. 히스테리아(Hysteria)는 자궁의 이동과 같은 의미다.



일찍이 서구에서는 여자들에게만 나타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기관의 특정한 증세를 여러 세기 동안 자궁의 이동으로 설명해 왔다. 기원전 1900년 카훈 파피루스와 기원전 1600년경의 에버스 파피루스 등 고대 이집트의 옛 문서에는 마비 증세를 보이고 신체기관의 원인을 찾지 못하는 여성 질병을 '자궁의 굶주림'이라 진단하고 있다.



'여성의 질병'에서

여성존재 자체가 되기까지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는 자궁을 여성의 육체와 정신에 이롭거나 해로운 작용을 하는 다른 물체로 여겼으며, <히포크라테스 전집>에서 히스테리는 '자궁에 의해 야기되는 질식'이라 지칭된다. 특히 처녀, 과부, 불임 여성 등에 발생하는 아주 일반적인 최대의 여성 질병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회가 '정상'이라 규정한 관습, 특히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을 거부하고자 할 때 히스테리는 분노의 발작, 과대공포, 예상불가능, 허위성, 비지속성, 피상성, 변덕스러움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비정상성'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표현불가능의 상태를 어떻게든 달리 바꿔 쓰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정상성에 넣을 수 없는 모든 것이 히스테리라 불린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히스테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관찰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혼자들은 미혼자들을 히스테리 환자로 보기를 좋아한다. 반대로 미혼자들은 모든 히스테리성 질병의 원인을 결혼에서 찾는다. 나이든 부인들이 볼 때 사춘기 소녀들은 잠재적인 히스테리 환자이며, 반대로 젊은 여자들에게는 갱년기 부인들이 그러하다. 아이가 없는 사람이 볼 때는 어머니들이, 어머니들에게는 아이 없는 사람들이 히스테리 환자들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모두 히스테리적이다. 특히 다른 성, 다른 종류 그 자체인 여성은 히스테리다. 이는 정상적인 성을 남성이라는 합의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광기 뒤에 숨은 의미를 발견해



저자는 의학이 생각하는 히스테리의 이미지는 많은 점에서 여성 적대적인 유머와 닮았다고 분석한다. 여성 적대적인 농담이란 정상적 여성성이라 공표된 것, 즉 소박함, 허영심, 종속성, 신용 없음 등의 정상적인 여성이 지니고 있으며 히스테리 환자의 경우에는 정도가 더 심하게 나타나는 특성들이다. 다시 말해서 여성의 비정상성은 여성의 정상성이 특히 강하게 드러난 형태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이는 치료해야 할 질병이 바로 여성 그 자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정상이라 치부되어 온 히스테리 환자들이 타자의 치료와 규정에 순응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자기 증상에 관한 한, 병의 객체라기보다 주체였다. 자신의 광기 뒤에 숨어 있는 잠재된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다는 점이 히스테리성 광기의 특징이며 이것이 자기 광기의 의미를 의식할 수 없는 정신병자들과 다른 점이다.



“히스테리 환자는 거짓말쟁이”라는 명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이들은 논리를 가장해서 연기하며 스스로'사이비 논리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신체에 대한 타율적 규정을 무효로 만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3부로 나뉘어진 책의 1부에서는 히스테리라는 개념의 역사를 탐구하며 2부에서는 로고스와 히스테리라는 두 대립항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개념을 파괴하는 과정을 다뤘다. 3부에서는 이 파괴된 성적 개념들이 본래의 불완전한 성적 존재로서 여성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이라는 자아, 추상적인 이미지로서 '여성'으로 분리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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