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부영사에 대한 징계는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
"日할머니 덕분에 조선인 빵 먹어"
”XX 새끼야" 등
A부영사의 상관, 피해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 줘

여성신문·뉴시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한 부영사가 공관 직원에게 상습적 욕설과 폭언을 비롯해 부적절한 신체접촉까지 했지만 외교부는 경고만 내려 솜방망이 처분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제보자로부터 받은 제보 등에 따르면 주시애틀총영사관 A부영사는 지난 2019년 부임한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폭언했다.

제보에 따르면 A부영사는 직원들에게 ”XX 새끼야“라며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말했다. 또 ”이 월급으로 생활할 수 있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 30위 안에 든다“ 등 조롱했다.

그는 외교부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도 했다. A부영사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며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고 제보자들이 전했다.

한 행정직원은 기분 나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도 제보했다.

결국 피해 직원들은 2019년 10월 A부영사를 신고했다. 폭언과 욕설 이외에도 사문서위조, 물품 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비위행위가 16건에 달했다.

하지만 감찰에 나선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주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영사와 직원들로부터 직접 참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서면으로만 처리했다. 감찰담당관실은 지난해 11월 24~29일 감찰을 벌인 후 지난 1월 이메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6일 특정 직원에 대한 두 차례의 폭언 및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한 건 등 총 3건만 확인한 조사 결과를 이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태규 의원실은 A부영사관이 3차례의 언행 비위로 장관 명의 경고 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 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폭언 2건과 부적절한 발언 1건 등 사실관계만 인정하고 장관 명의 경고 조치라는 경미한 수준의 징계만 내렸을 뿐 국민권익위 등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점 등 2차 피해가 나오는데도 징계가 약하다는 것이 이 의원실의 주장이다.

제보자들은 감찰 후 A부영사의 상관이 피해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를 벌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A부영사관은 현재 해당 공관에서 근무 중이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해당 사안에 대한 제보가 있어 담당 부서에서 정밀 조사를 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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