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순례 나선 여성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합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순례 나선 여성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합니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10.15 19:05
  • 수정 2020-10-2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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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함께 이어가는 순례의길’ 기념식
2017년부터 한라산·지리·태백산 올라
올해는 코로나19에 ‘랜선’ 행사로
39개 지역에서 350여명 참가

 

2020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한국YWCA연합회
15일 열린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여성평화순례를 상징하는 ‘평화의 조각보’ 손수건을 들고 한반도 평화를 염원했다. ⓒ한국YWCA연합회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는 YWCA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2017년부터 진행해온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4년차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념식을 15일 오후 2시 서울YWCA 다목적실에서 열었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국의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온라인 영상회의 줌ZOOM과 한국YWCA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라이브 중계로 진행했다.

한국YWCA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획된 ‘한라에서 백두까지’ 여성평화순례는 창립 95주년인 2017년 한라산을 시작으로 지리산, 태백산을 차례로 올랐다. 당초 98주년인 올해는 설악산에 오르는 일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홀로 걷는 평화순례’로 전환해 일상 속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일상에서 순례의 의미를 재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여성평화순례 주제는 ‘상처 치유와 회복’이다. 한국YWCA는 “한국전쟁 70주년의 해를 맞은 한반도는, 분단된 땅과 이산가족, 분단 체제와 이념 갈등의 희생자들, 제재와 재해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과 양극화로 분열된 남한 사회 등 여전히 아픔 속에 있다”면서 “이 땅의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염원하는 이 평화의 여정에 YWCA 회원들이 순례의길 동행자로 함께 나섰다”고 설명했다.

2020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한국YWCA연합회
15일 YWCA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한국YWCA연합회

 

9월 15~23일 진행된 ‘홀로 걷는 평화순례’는 창립 98주년을 의미하는 98명의 평화순례단을 포함해 총 39개 회원YWCA에서 약 35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손수건, 리플렛, 뱃지, 깃발 등 순례의 상징물품 가운데 한 종류 이상을 착용하고, 각자 한 줄 기도문과 걷기 거리를 기입한 내용을 포함하는 인증샷을 남겨 개별 혹은 회원YWCA별로 참가했다.

올해 순례자들은 한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었지만 한 줄 기도문의 내용 중에는 평화의 연대를 확인하며 평화를 다짐하는 내용이 많았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생명과 평화’, ‘차별과 차이를 넘은 평화’, ‘모든 생명의 평화로운 공존’, ‘남과 북의 자유로운 왕래, 우리 손으로 이루는 평화, 온전한 화해와 치유 등이었고 ‘개마고원 벌판을 뛰고 싶다’, ‘외할머니 고향 땅에 대신 찾아가고 싶다’ 등의 내용도 눈에 띄었다.

이날 줌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기념식 ‘함께 이어가는 순례의길’은 그동안의 순례 영상을 상영하고 올해 여성평화순례 주관 기관인 광주YWCA로부터 내년 주관인 서울YWCA에게 깃발 전달식으로 이어졌다. 행사는 참가자 전체가 2020 YWCA 여성평화선언문을 낭독하며 마무리됐다. 오는 11월 16일에는 ‘온라인 평화사진전’이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여성평화선언문 전문. 

2020 YWCA 여성평화선언문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요한계시록 21장 5절)

1950년 한반도에서 발발한 한국전쟁은 남과 북에 참혹한 상처와 고통을 남겼고, 완전히 종식되지 못한 채 70주년이 되었습니다. 분단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깊은 갈등과 증오를 낳았고, 한반도를 대결과 분리의 질서 속에 가두어놓았습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남북의 자주적인 해결에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은 올해 20주년을 맞이했고,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2주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과 북의 문은 닫혀있으며 반목과 오해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깊은 상처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입니다. 분단 체제에서 고통과 희생을 경험하고 있지만 동시에 적대적 분열과 혐오의 확산이라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폭력 순환을 단절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참회와 용서를 통한 화해가 필요합니다. 화해는 새로운 길을 함께 걷는 것입니다. 진정한 화해는, 한 번의 상징적 행동이 아니라 공동의 미래를 더불어 만들어감으로써 완성됩니다. 우리는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주관하시는 절대자 앞에서 화해와 평화의 길을 간절히 구합니다. 이 땅에 몸소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완전한 화해자가 되신 예수의 삶을 따라, 한반도의 깊은 아픔의 현장으로 들어가 평화를 향한 변화의 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은 오래된 가치의 소중함을 성찰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연대와 협력이라는 관계성을 통해야만 비로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음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이제 우리는 단지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변혁적 전환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러한 때에, 한반도에 상생과 공존의 평화를 이루어가는 일은,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부름에 대한 응답입니다.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를 만들어감으로써, 개인과 전 사회 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변혁적 순례자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한국YWCA는 새로운 100년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새로운 길을 열어왔습니다. 오늘 우리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변혁자의 삶을 살기를 결단하며, 동북아시아 평화의 축이 될 한반도를 위한 연대와 협력의 힘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자 아래와 같이 선언합니다.

1. 우리는 국내외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전쟁 종식과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운동을 적극 전개한다.

1. 우리는 시민들, 특히 여성들과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상처와 고통의 역사를 온전히 회복하고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일에 동참한다.

1. 우리는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정의로운 평화를 위한 행동에 연대한다.

2020년 10월 15일

< 2020 YWCA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순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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