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아버지 “명백한 계획범죄”

ⓒ청와대 국민청원

 

지난달 30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근처에서 퇴근하던 30대 여성을 20대 남성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강도살인 피의자는 생활비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가운데, 피해자의 아버지는 "계획 살인"이라며 국민청원을 올려 새 국면을 맞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8월 30일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7일 올라와 9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2만4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피해자의 67세 된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착하게만 살아온 딸에게 이런 일이 생겨 너무나도 허망하고 억울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는 말과 달리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 다녔다. 딸이 죽은 후에야 알게 돼 너무나 가난하게 살았던 부모를 만나서 고생도 많이 하고 아버지로서 얼마나 통탄스러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피의자는 1t의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교통비까지 아껴가며 걸어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끔찍한 일을 벌였다”며 “갖고 있던 흉기로 살인했다는 것으로 미뤄 계획 살인임이 분명하다. 생활비라는 감형을 위한 핑계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자신의 탑차를 몰고 제주 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피의자는 사건 당일 오일장을 3바퀴 정도 돌며 지나가던 제 딸을 보고 주차를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걸 보면 성폭행도 범하려고 하다가 딸이 심한 반항을 하니까 흉기로 여러 차례 가한 것 같다”면서 “가해자는 힘 없는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휴대폰은 사체가 있던 곳에서 반대쪽인 약 5km 떨어진 곳에 버리고 도주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살해한 제주 20대 남성의 신상 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현재 7만여 명이 동의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피의자 B(28)씨를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민속오일시장 후문 밭에서 피해자(39)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일장 일대를 배회하며 강도 대상을 물색하다가 우연히 홀로 걷는 피해자를 발견했고 택배 일을 그만둬 평소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강도 중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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