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상공개결정 후
검찰 송치 과정서 공개

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1300건 제작 및 성매매 알선
8명에 대한 성관계 불법촬영
불법 사이트에 성착취물 연재 '네임드'

범죄 무대 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1년간 범죄 저지르는 동안 카카오톡 뭐했나

미성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 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7)이 1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앞서 16일 신상공개위원회는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성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 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7)이 1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앞서 16일 신상공개위원회는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성년자를 유인해 성착취물 1천300건, 총 66.5GB(기가 바이트)를 제작하고 불법사이트에 연재한 배준환(37·경남·유통업)의 신상정보가 17일 공개됐다. 배준환은 N번방, 박사방 사건과는 별개 피의자다.

제주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이날 배준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배씨를 오후 1시경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공개했다. 

배준환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불특정 다수 청소년에게 접근, 유인해 4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 총 1천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불법사이트에 유포했다. 

특히 '박사' 조주빈 검거 직후인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집중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검거 당시 배준환은 가지고 있던 성 착취물 용량만 66.5GB에 달했다.

포승줄로 묶에 묶여 수염을 기르고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나온 배준환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떨군 채 "인정한다"고 말하고, 이밖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반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N번방·박사방 논란이 절정이었던 때 범행을 집중적으로 저지른 이유와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이유 등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했다.

앞서 제주청은 지난 14일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배준환은 N번방과 박사방 피의자을 제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다.

범행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생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까지로 전원 미성년자였다.

배준환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미션 성공하고 깊콘(기프티콘)·깊카(기프트카드)·문상(문화상품권) 받아 가'라는 이름의 오픈채팅방을 1천번 이상 개설하면서 피해자를 유인했다. 

1천원부터 2만원대로 상품을 설정하고 아주 간단한 미션부터 피해자가 하도록 하고 단계가 높아진 후에는 협박을 통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환이 1년여 간 카카오톡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카카오톡 측이 계정 영구정지나 성착취 영상에 대한 AI기반 모니터링 및 삭제 작업, 형사고소 등을 한 정황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카카오톡은 이용자의 직접적인 신고에 따라 단시간 채팅 이용장지부터 영구 계정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배준환은 전직 영어강사로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를 들고 찍게 했다.이 같은 수법으로 제작한 성 착취물을 피해자별, 날짜별로 정리해 불법사이트에 닉네임 '영강'으로 연재했다. 

아울러 여성 피해자 8명과 성관계하면서 촬영한 동영상 907개도 모두 불법사이트를 통해 유포했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배준환은 청소년 피해자 중 2명에 대해 성 매수를 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은 "배씨는 금전적 이유가 아닌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며 "현재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포된 성 착취물을 신속히 삭제·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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