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마케팅, “투명해야 팔린다”
누드 마케팅, “투명해야 팔린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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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누드 마케팅이 뜨는 이유는 기업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이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누드시계, 누드 목걸이, 아이맥 수족관, 통유리 전경의 아셈타워는 누드 마케팅의 전형이다.









‘누드 바람’이 분다. 연예인들의 누드 열풍이 식을 줄 모르는 요즘 업계는 이미 ‘누드 상품’이 점령했다.



몇 년 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누드 상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컴퓨터 모니터, 집진 정도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진공청소기, 선풍기, 빨래 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세탁기, TV, 전화기, MP3 등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누드 손목시계, 낚싯줄이나 피아노 선을 이용해 줄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한 누드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도 더운 여름에는 인기만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색연필, 연필깎이, 스태플러 등의 문구류와 멀티 탭, 디스켓, 핸즈프리, 스타킹 면으로 짠 누드 덧신, 입어도 티 나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누드 브래지어, 깨끗하고 엷은 누드 화장, 이젠 카드의 재질을 투명으로 한 누드 카드까지 점차 품목이 확대되고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월에 출시한 모 회사의 투명카드는 출시 전 3개월 평균 이용률인 30.8%, 88만2000원에 비해 각각 80.2%와 68만8000원이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포인트 혜택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독특한 디자인이 한몫했다는 평도 만만찮다.



‘누드 퍼포먼스’로 항간에 화제를 뿌렸던 서울우유 역시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서울우유의 신의식 마케팅 과장은 “단지 충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썼다는 것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인 경영혁신을 하겠다는 의지의 일부분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혀 우유시장의 활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주)이투스그룹(대표 김문수)의 학습지 ‘누드교과서’는 ‘공부의 답답함을 벗겨준다’는 취지에서 브랜드 이름을 ‘누드’라고 지었고 설명체 문장 대신 대화체문장을 사용해 고교생 참고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출간 1년 만에 100만 권이 팔려 밀리언셀러에 오른 것이다.



누드 상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단연 인기다. 미국 컴퓨터 제조 업체인 애플은 판매 부진으로 경영 위기에 몰렸으나 누드 제품으로 살아난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컴퓨터의 개념을 깨고 부드러운 형태와 화려한 색채에 속이 훤히 보이는 누드 컴퓨터 ‘아이맥’을 출시해 6개월 만에 전세계에서 90만대가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누드 열풍은 비단 상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건축경향은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통유리가 인기다. 올라가면서 투명한 유리를 통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누드 엘리베이터, 서울시 건축상까지 받은 삼성동의 아셈타워는 전경에 통유리를 설치해 현대적이고 시원한 느낌을 살렸다. 스타벅스, 시애틀 베스트 등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인 에스프레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너나 할 것 없이 다 통유리를 사용해 매장 안의 손님들이 외부 시선에 노출되도록 해놓았다. 대학생 이수진씨는 “독일에 여행 갔을 때 1, 2층 통유리에 확 트인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을 보고 놀랐다”며 “밝고 탁 트인 쾌적한 인테리어가 젊은이들을 사로잡는다. 친구들과 주로 앉는 자리가 창가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시원하게 밖을 보며 얘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는 구석자리를 선호했던 예전 세대보다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신세대들의 코드와 맞기도 하다. 또한 창업 유망업종으로 소개된 여성우대 맥주전문점이나 커피-허브 복합점같이 여성들이 선호하는 밝은 인테리어와 통유리 건물이 신세대들과 여성들의 감성에 호소력이 있다는 얘기다.



요즘은 거품을 빼 더이상 쌀 수 없다는 뜻의 ‘누드 가격’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으니 누드가 열풍은 열풍인가 보다.



홈쇼핑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런 누드 마케팅에 대해 “투명한 소재를 이용해 제품의 내부를 보여주는 투명디자인의 상승세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높이고 호기심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소비자에게 제품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물론 상품의 외형이 드러난다고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 등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는 감동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한국의 많은 기업체들은 자신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며 “불투명한 상태에서 물건을 만들고 팔아 이익을 챙겼고 그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신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상품은 물론 기업의 소유권 구조, 재무적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재무투명성과 정보 공개, 이사회 구조와 절차 등 기업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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