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피임 실패율15%…기능성 피임약 여드름, 피임 동시 해결

우리나라 여성들, 특히 40세 이전의 젊은 여성들은 먹는 피임약과 콘돔 등 일시적 피임방법을 선호한다. 이전 세대에 비해 ‘성문화’가 급속도로 개방된 점과 여성 스스로 ‘몸’에 대한 의식 수준이 향상된 점에 기인한다. 내 몸 지키는 피임법 알아본다.

대학생 이모(22)씨는 남자친구와 바닷가를 찾아 오랜만에 낭만을 만끽하고 왔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채 준비 없이 관계를 맺고 혹시나 임신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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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쉐링에서 출시된 여드름 치료 기능성 피임약 ‘다이안느 35’.

직장인 박모(28)씨는 평소 남자친구와 관계를 맺어왔지만 여행지에서의 추억은 특별했다. 탁 트인 자연과 마주 앉은 이들은 이대로 무드와 리듬이 깨지는 게 싫어 콘돔 대신 질외사정 피임법을 택했다. 그렇지만 다음날 서울에 돌아온 박씨는 찜찜한 마음에 병원부터 찾았다. 질외사정법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의사의 말에 부득이하게 응급피임약 처방을 받았다.

순천대학교 산부인과 이임순(피임연구회 회장) 교수는 “충동적인 성관계 결과 원치 않은 임신을 경험해서 산부인과를 찾는 연인들이 많다”며 “대부분 피임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거나 피임을 했다 하더라도 피임법이라 할 수 없는 질외사정이나 콘돔을 제대로 착용하지 못한 경우”라고 말한다. 특히 이 교수는 “응급피임약은 말 그대로 응급시 부득이한 경우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최후의 수단인 응급피임약을 찾기 전에 피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한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이라면 성 관계 전 피임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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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가 개최한 “당당한 성, 안전한 성, 즐거운 성 - 내 몸의 주인은 나” 캠페인에 참가한 여성들이 콘돔실습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일시적 피임법은 먹는 피임약, 콘돔, 살정제, 자궁내장치, 호르몬함유 자궁내시스템 등 다양한 피임법이 통용되지만 역설적으로 어느 한가지도 완벽한 피임법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개념의 피임도구와 약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투명한 플라스틱 링 모양의 피임제를 질 속에 삽입하면 수주간 피임효과가 지속되는 ‘누바링’, 피부에 붙이는 패치 타입의 피임제 등이 시중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팔 안쪽 피부 밑에 1~3분 안에 이식하면 3년간 피임효과가 나타나는 피하이식 피임제 ‘임플라논’은 벌써부터 국내 시판됐다.

하지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 다음 사이트에 개설된 ‘안티 임플라논’(cafe.daum.net/antimp)카페 피해사례 게시판에는 김모씨 등 월경과다와 같은 출혈 현상을 호소한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피해자는 “생리대나 팬티라이너를 거의 한달 내내 달고 살아야 한다”며 장기간 출혈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으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표현한 피해자도 있다. 그렇지만 월경이상에 관해서 이미 명시된 상태로 판매됐기 때문에 피해보상이 어려운 실정.

어떤 방법이건 부작용이나 피임실패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 스스로가 본인의 체질이나 처한 상황에 맞게 택하는 것이 가장 옳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 신이찬희 기획부장은 “지금까지 다양하고 편리한 피임법이 발달해 왔지만 여성의 몸을 생각할 때는 콘돔 피임법이 가장 안전하다”며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이 있다면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에게 요구 또는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대별로 보는 피임의 어제, 오늘…

시대별 피임실태

여러 가지 피임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들의 피임은 과거 영구적 불임시술에서 벗어나 일시적인 피임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40세 이전의 젊은 여성들은 먹는 피임약과 콘돔 등 일시적 피임방법을 선호한다. 이는 이전 세대에 비해 ‘성문화’가 급속도로 개방된 점과 여성 스스로 ‘몸’에 대한 의식 수준이 향상된 점에 기인한다.

이임순 교수팀이 최근 대한산부인과학회잡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령에 따라서 선호하는 피임 방법이 달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피임을 가장 많이 하는 나이는 31~35세이며 그 중에서 20~25세는 먹는 피임약, 26~40세는 콘돔, 41세 이상은 난관수술을 선호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피임방법은 ‘콘돔(29%)’이며 그 다음이 자궁내장치(21.1%), 난관수술(13.5%), 먹는 피임약(12.2%), 월경주기법(9.3%), 정관수술(7.9%), 질외사정법(6.4%), 기타(1.2%) 순이었다.

이 교수는 “피임을 중단하면 언제든지 쉽게 임신을 할 수 있는 콘돔이나 피임약은 젊은 층에서 선호한다”며 이는 “성교시 쾌락을 중시하며 확실한 피임과 가임의 결정권을 여성이 가지는 것”으로 원인을 분석했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먹는 피임약의 복용률이 12.2%로 과거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나 콘돔이나 자궁내장치보다는 여전히 빈도가 적고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는 것.

안치석 산부인과 안치석 원장은 “여성들의 관심이 인공유산에서 피임약 복용 등 사전피임으로 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실제 미국 여성들의 먹는 피임약 복용은 30~40%에 육박하고 있으나 한국여성들의 복용비율은 3%대에 그치는 것은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됐다”고 역설했다. 기능성 피임약 등 여성들의 높은 정보 욕구에 맞는 새로운 피임약이 판매되고 있으며 피임률도 높다는 것.

●먹는 피임약 : 20~25세 미혼 여성 선호. 여성이 임신 조절+높은 피임률+기능성

여성의 배란 및 생리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99%에 이르는 높은 피임효과를 가진 피임법.

여성 스스로 임신 조절을 원하는 미혼여성, 성교시 성감이나 흐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경우 적당한 방법이다. 대신 생리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21일간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먹는 피임약은 요즘 같은 휴가철 생리를 연기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지만 생리 연기를 위해 며칠간만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에는 피임효과가 없다.

최근 들어 피임약에 기능성을 더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이안느 35’는 99.9%의 높은 피임성공률을 가질 뿐 아니라 여드름, 피지가 많은 피부, 다모성 피부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등 부가적 이점을 가지고 있어 20~30대 젊은 여성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콘돔 : 26~40세 두루 사랑 받는 피임법. 간편+성병 예방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피임법으로 주로 낮은 연령층에서 선호되고 있다. 간편하고 효율적이지만 피임실패율이 15%나 돼 주의를 요하는 방법. 콘돔은 전적으로 남성이 피임의 책임을 담당, 성기가 발기된 후 착용해야 하는 등 사용법에 특히 유의해야 피임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성병의 감염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콘돔 사용은 착용 시기를 놓치거나 제품이 터졌을 경우 피임에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성관계를 갖는 두 사람의 호흡이 요구된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에서는 “콘돔 사용을 성행위의 리듬을 깨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하라”며 “무엇보다 남녀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난관수술 및 자궁내장치 : 41세 이상 출산경험 여성 선호. 장기피임+높은 피임률

난관수술은 난관을 일부 절제하거나 폐쇄해 영구적으로 피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성의 몸이 외과적 수술대에 올려지기 때문에 출산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적합치 않다. 난관수술은 60~70년대 강력한 국가 가족계획 정책으로 인해 인구 억제를 위해 권유되던 피임법으로 시술 확인증과 아파트 분양 당첨권이 맞바꾸던 암울한 시절의 산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형태의 작은 플라스틱 장치를 자궁강 내에 장착하는 자궁내장치 피임법이 발달했다. 특히 90년대 이후 핀란드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들여온 미레나는 자궁내장치에서 한 단계 발전한 가역적 피임법으로 황체호르몬 함유 자궁 내 시스템.

매일 미량의 황체호르몬이 자궁내막에만 국소적으로 방출돼 자궁경부점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정자가 난자에 접근하는 것과 자궁 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때문에 피임성공률이 99.9%로 높다. 자궁경부를 통과해 시술하므로 전문가의 시술이 필요하며 장기피임을 원하는 출산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 사용한다.

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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