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서사에 주목하는 흐름, 계속될 것”
“여성 서사에 주목하는 흐름, 계속될 것”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11.22 12:01
  • 수정 2019-11-2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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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20대 중반부터 독립영화 매력 빠져
“영화로 세상 바꾸고 싶은 마음”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영화제가 여성 서사 작품의 변곡점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서독제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독제

“여성 서사에 대해 주목하고 지지하는 이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요”

김동현(45)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 집행위원장은 독립영화계에서 잔뼈가 굵다. 2006년 프로그램 팀장으로 서독제에 발을 들인 그는 사무국장을 거쳐 2017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올해 서독제는 45회째를 맞이했다. 서독제의 역사는 한국청소년영화제(1975~1988)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관단편영화제(1994~1995)와 한국독립단편영화제(1999~2001) 등을 거쳐 2002년부터 서독제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경쟁 독립영화제다. 이번 달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역대 최다인 1368편의 공모작이 접수됐고 이 중 심사를 거친 118편이 상영된다. 개막작 1편을 포함해 본선경쟁 부문 33편, 새로운 선택 부문 18편, 특별초청 부문 47편, 해외초청 부문 10편, 아카이브전 9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서독제가 여성 서사 영화의 변곡점이었다고 했다. 달라진 기류를 감지했다는 것이다. “2017년에 미투나 젠더 이슈가 넘치면서 독립영화에도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 동안 장편 영화에서는 한 해의 주인공(가장 화제가 됐다는 의미)이 된 작품이 남자 감독들의 것이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영화제를 해보니 여성 감독들의 숫자가 많아졌고 남성 감독들도 여성 서사를 많이 풀어나가더라고요.”

상업 영화와는 달리 창작 환경이 조금 더 자유롭고 부담이 덜한 독립영화에는 유난히 젠더나 미투,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의 비중이 높다. 여성 주연 비중도 높다. 상대적으로 상업 영화에 비해 젊은 창작자들이 많다 보니 이슈에 민감하고 바로 작품에 반영된다는 게 김 집행위원장의 설명이다. 올해 독립영화에서 돌풍을 이끈 김보라 감독의 ‘벌새’도 지난해 서독제에서 상영됐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서독제 사무실 한쪽에 붙은 영화제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영화제가 여성 서사 작품의 변곡점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서독제

달라진 기류는 공모작부터 감지된다. 여성 창작자들의 참여가 늘어났다. 올해 서독제에 출품한 감독 1404명 중 여성은 590명으로 42%였다. 이 중 상영하는 신작 부문(본선 경쟁·새로운선택·특별초청)의 여성 감독 비율은 47%(102명 중 48명)이다. 이 부문은 2015년 처음으로 40%대(47%)를 넘어섰고 2017년 51%가 가장 높다.

“대학교 영화과에서는 (성비가) 반반인데, 아직 상업영화에서는 ‘유리천장’을 못 뚫고 있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 쪽은 균등한 것 같아요. 기본적인 창작 환경에서 여성들의 작업을 좀 더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여성독립 영화에 대한 이슈가 한국영화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영화제에서 ‘여성 집행위원장’은 흔치 않다. 김 위원장이 2017년 집행위원장을 맡을 때만 해도 여성 집행위원장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했다. “주변에서 기대를 많이 하더라고요. 여성이 집행위원장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여성 감독님들이나 배우들이 많이 응원해 줬습니다.”

김 위원장은 20대 초중반이었던 1990년 중반부터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빠져 시네마테크(미개봉 영화 상영 혹은 영화 세미나를 여는 영화관)에서 활동했다. 고향인 강릉의 한 문화재단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저녁에는 씨네필(영화팬)들과 어울렸다.

1999년부터 열린 정동진독립영화제 출범에 힘을 보태고 3회 때부터는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왜 독립영화에 빠졌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영화가 주는 자극이 좋았어요. 씨네 필(영화팬)을 넓히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영화를 통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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