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현미 선수
2019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
올해 데뷔 19년째인 최현미(29) 선수는 현재 남녀 통틀어 국내 유일한 한국인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이다.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9kg) 챔피언인 그는 프로복싱 무패 전적인 17전 16승 1무를 유지 중으로 한국 여성 복싱 사상 최초의 WBA 여자 페더급(057kg) 및 슈퍼페더급을 석권한 기록 보유자다.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축하드린다. 새 목표는.
“지난 6월까지 7차 방어전이 끝났다.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과 메이저 기구 챔프와 통합타이틀전을 준비 중이다. 챔피언 대 챔피언으로 싸우는 것으로 다른 팀 조율이 필요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시합이다. 세계복싱연맹(IBF) 챔피언과 통합타이틀 석권, 미국진출 등이다. 은퇴 후 기회가 온다면 후배들에게 남성 트레이너와 싸우며 쌓인 기술을 후배들에게 줄 준비가 됐다. 고려대 대학원 사회체육학과에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최현미 선수에게 복싱은 어떤 의미인가.
“복싱이 재밌어서 시작했다. 북한에서 여성이 복싱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2004년 한국에 온 뒤 부모님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고 빨리 성공하겠다는 생각만 했다. 4년 만에 세계 챔피언이 된 후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복싱은 열한 살 때부터 시작한 19년 된 전부다.”
평양 출신으로 탈북해 국내서 비인기종목인 복싱 글로브를 다시 꼈다.
”북한에서 2년 반 정도 복싱하다 한국에 왔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될 당시 전국에서 엘리트를 뽑아 10년간 키우는 시스템이다. 김철주사범대학은 김일성 동생 재단 학교로 후원이 훨씬 많았다. 운동할 때만큼 잡생각이 안 났고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16살 2년 만에 국가대표가 된 후 프로로 전향했다.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국내 유일 남녀 복싱 역사 통틀어 최단적 WBA 페더급& 슈퍼 페더급 챔피언이다. 최연소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단순하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정해진 식단에 맞춰 살면 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으로 정말 별 것 없다. 목숨 걸었다. 페더급 반납하고 슈퍼페더급 도전 시 일본 동양 챔피언 후지와라와카코와 대적한 경기에서 패하면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링에 올랐다. 운동량으로 극복했다. 영원한 챔피언은 없다. 이 챔피언 벨트를 뺏겨도 실패한 사람이 아니므로 자신감 있게 복싱에 임하고 있다.”
복싱을 준비하는 여성 후배들이 명심할 조언 1가지.
“시작하지 말라고 한다(웃음). SNS에 ‘최 선수 보면서 복싱 시작했고 이 동작이 안 된다’고 하면 ‘응원해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복싱이 아닌 다른 종목을 하세요’라고 한다. 아이 낳으면 운동 절대 안 시킬 것이다. 11살에 판단할 나이가 아니었으나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 하나씩 채워가면서 복싱을 좋아하게 됐다. 때리고 맞고 살 빼는 등 인간의 한계를 넘을 정도다. 미치지 않고 못 따라온다.”
복싱이 여성이 하기엔 부담이 큰 종목이다. 고운 피부와 외모를 중시하는 여성이 편견 때문에 운동하면서 받은 차별은.
“'여자가 복싱이냐' '시집이냐 가라' '여자복싱이 복싱이냐' 등 차별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스파링을 하면 여성 선수와 한 적 없다. 남성 선수들이 세계 챔피언인 제게 ‘어떻게 싸워요’ ‘여자를 어떻게 때려요’라고 한다. 이들이 맞고 내려가면 트레이너가 ‘쪽팔리게 여성에게 맞냐’라고 한다. 이런 상황들이 말도 안 된다.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라디오 방송 출연 당시 사회자가 ‘최현미 선수, 남성과 싸워서 이길 수 있어요?’라고 한다. ‘남자가 뭔대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여성이 기술을 배웠을 때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성 위주인 복싱에서 여성들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태릉선수촌에서 남성 23명, 여성 4명이었다. 여성에 못 뛴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시절 트레이너가 많이 때렸고 여성 비하 발언을 자주 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신문> 독자들에게 강조할 한마디는.
“여성, 남성보다는 인종차별 이슈가 있다. 세계 챔피언이지만 아시안이라서 차별받고 있다. 하지만 그 아시안이 아마추어 통틀어 11년간 무패다. 미국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것(실력)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시합 후 챔피언이라고 하면 다들 ‘네가 무슨 챔피언이냐’라고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한다면 참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참고 조용히 있으면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