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여학생회 토론회서 실태 공개

수업 중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교수들의 여성비하, 성차별, 성폭력 발언이 여대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에서는 지난 5월 22일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학교 만들기 - 교수 성폭력 토론회’를 열고 수업시간 중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교수들의 성차별 발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사례는 지난 5월 초부터 약 3주간 총여학생회 메일과 여성주의 웹사이트의 익명 게시판을 통해 신고된 내용으로 모두 20여건 정도이다.

사례를 보면 “교재를 구입할 돈이 모자라면 남자애들은 막노동판에 나가 일하고, 여자애들은 몸을 팔면 된다”(법대), “여자들이 대학에 다니는 것은 현모양처가 되기 위한 교양을 쌓기 위해서고, 결혼을 잘 하기 위해서다. 여자들은 삼종지도를 해야 한다”(문과대), “(칠거지악을 가르치며) 여자가 애를 못 낳으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쫓겨나야 한다. 여자가 얌전해야지 나서면 어수선하다”(생활한문) 등 대부분 수업내용과는 아무 상관없이 진행됐다.

다양한 사례를 신고한 여학생들은 “다시는 그 수업을 듣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듣는다”거나 “치욕스럽고 불쾌해 수업을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혀 여학생들의 학습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연세대 성폭력상담실 김영희 전임상담원은 “교수와 학생들간의 성차별 발언이나 성폭력은 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권력에 관한 문제”라며 “피해 학생의 학습권과 생활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의 성폭력에 대한 문제 의식은 점점 높아지는데 교수들의 문제 의식은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업시간에 비하되고 차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편안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그 첫 실천으로 교수들에게 편지 발송을 계획중이다.

총여학생회는 교수들의 성차별 발언 대처법으로 ▲ 수업하는 자리에서 문제제기 ▲ 수업이 끝나고 찾아가거나 메일 보내기 ▲ 총여학생회 신고 ▲ 학내 성폭력 상담실 신고 등을 제시했다. 그 외 단과대학 별로 여성교수가 20% 이상 채용될 수 있도록 채용 목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자유토론 중 영문과 신경숙 교수는 “아직도 대부분의 남자 교수들은 ‘현모양처’ 등의 표현을 성차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발언이 교육과정에서 얼마나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학생들의 학습권에 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학과장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며, 학칙으로 정확히 명시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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