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전기차 배터리 시장 두고 격돌
LG-SK, 전기차 배터리 시장 두고 격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9.20 09:26
  • 수정 2019-09-2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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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라고 알려진 태동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싸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특허침해 관련 소송전이 확전되고 있다.ⓒ뉴시스

‘제2의 반도체’라고 알려진 태동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싸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특허침해 관련 소송전이 확전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와 대량 소비될 가능성, 무한한 성장 잠재력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 최대 1600억 달러 규모로 커져 반도체 시장 규모인 149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산업부의 중재로 전격 회동했으나 첨예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다음날 서울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기술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업계 일각에선 양사의 이번 소송전이 SK, LG 그룹의 명운을 건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한 만큼 구광모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최종 담판만이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이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에서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일 미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내며 맞섰다. 양사는 감정 싸움과 자존심 싸움까지 겹쳐 절대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입장 차가 크고 모두 전기차 배터리를 주력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 방지, 피해배상 논의를, SK이노베이션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간극이 크다.
일각에선 두 업체 간 갈등은 태동하는 전기차 시장 선점을 둘러싼 신경전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이 추진 중인 전기차 개발에서 SK이노베이션이 공식 파트너로 합류한 일이 논쟁의 발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LG화학의 고객사였다. 이 시장을 리드했던 LG화학은 자사 인력이 경쟁사로 이동해 기술 유출이 됐다고 판단, SK이노베이션에 시장을 빼앗길 우려때문에 법적 공방이 시작되었다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2028년까지 10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해 300억 유로 이상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여기에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를 선정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공급사로 둔 최초 완성차 업체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배터리 공급 업체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하청 업체로 배터리 공급사를 어떤 기업으로 결정할 것인가를 두고 협력, 제휴, 합병까지 고려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 중국 CATL은 지난 7월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업체 직원에게 접근해 기존 연봉의 3배 이상을 부르며 이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누가 기술 우위를 점하느냐가 이 소송이 불거진 본질이겠지만 결국 CEO선이 아닌 두 그룹의 총수들이 나서 얼굴을 맞대고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에서 수천억 원의 비용을 쓰며 감정싸움을 하는 중 두 회사가 잃어버리는 기회손실까지 합치면 비용이 천문학적에 달할 정도다. 후발주자인 중국과 유럽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은 이미 제기된 상태다. 장기간 소송으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가 공급처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중국이나 일본 기업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신흥시장의 경제 부진 등 불확실성 공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기면 위기에 몰린다는 위기의식으로 인해 업체 간 소송 등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 5월 기준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 1위, LG화학 4위, 삼성SDI 6위, SK이노베이션 9위 등을 기록했다. 10위권에 총 6개의 중국 업체가 올랐으며 이들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모두 5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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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 일지

2019년 4월 LG화학, ITC 등에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침해 및 기술유출 제소

5월 초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SK이노베이션 및 인사담당 직원 등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 고소

5월 ITC-델라웨어 법원 조사 개시

6월 산자부 등 증거자료 수출 승인

8월 LG화학 법무법인 추가선임

SK이노, ITC에 LG화학+LG전자 특허침해 제소

9월 LG화학, ITC에 SK이노 특허침해로 맞소송

2020년 6월 ITC 예비판결(예상)

2020년 말 ITC 최종판결(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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