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를 주제로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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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평화 게릴라 엽서전에 전시된 작품.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쟁으로 국내외 반전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개최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들 전시회는 엽서나 A4지처럼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종이에 시민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과 의도를 가지고 있다. 평화를 바라는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전시회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반전·평화 게릴라 엽서展 - 부시에게 보내는 메시지

지난 3월 29일과 30일 주말,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는 시민들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반전·평화 게릴라 엽서전>이 열렸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눈물을 글썽이며 병상에 누워있는 한 어린이의 옆에는 ‘얘들아 아프지만 이제 조금만 참아’라고 써놓은 어린 학생의 작품에서부터 ‘미국의 범죄를 기록하려면 온 땅이 종이이고 온 바다가 잉크라 해도 모두 기록하기가 불가능하다’라고 친필로 엽서를 채운 시나리오 작가 심산씨의 글, ‘비둘기 날아간 자리에 성냥 한 통이 타고 있었다.

누가 저 불을 끌 것인가’라는 민영 시인의 시, 얼마 전 대구 지하철 사건을 패러디해 지하철에서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는 부시를 그린 <위험한 불장난>이라는 만화, 다소 싱거운 <우리는 반전 삼남매>라는 콩트까지 각자 마음을 담아 자신의 엽서를 전시해 놓고 있었다.

미국의 패권전쟁과 한국정부의 파병결정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이 시민과 함께 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이번 엽서전은 문화연대를 비롯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미술인협회, 민족사진가협회 등 19개 예술문화 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회화, 만화, 서예, 사진, 시 등 전시된 장르도 다양하다.

특히 이번 엽서전에는 이후 있을 촛불시위와 반전·평화 문화공연 과 연계돼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시민들의 참여 속에 함께 반전 메시지를 나누고 싶다”는 한국민족예술인연합 한지선씨의 바람처럼 시민들은 현장에서 직접 가로 15cm, 세로 15cm 조그마한 엽서에 자신의 뜻을 전했으며 작품은 바로 바로 차량에 붙여 전시되었다. 이 행사는 4월 8일까지 명동성당에 마련된 반전평화캠프에서 전시되며 4월 9일부터 15일까지 관훈갤러리에서 전시된다.

문의) 문화연대 02-773-7707

현장 2003 : A4反戰_Art for No War

지난 3월 31일부터 홍대 앞 카페 시월에서는 ‘현장 2003 : A4反戰 - 반전을 위한 아트(Art for No War)’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A4 사이즈의 작품에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한 전문 작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반전의 뜻을 모으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를 공동 기획한 전시기획자 김준기씨는 “올해 정전 5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를 구상하던 중에 전쟁이 발발했고 반전평화 50주년에 맞는 전시회를 열었다”며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미술 하는 사람은 그림으로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서 반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 쓰이고 있는 A4용지는 그 특성상 “현장에서도 기동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각예술을 통해 반전의 뜻을 증폭”할 수 있다.

시위현장에서 자주 등장했던 군복을 입은 부시, 더 이상 아이들을 죽이지 말라며 아이를 안고 절규하는 이라크의 여인 등 박건웅씨의 작품을 비롯해 펄럭이는 자유의 여신상 아래 행해지는 전쟁의 공포와 폭력을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해 표현한 스크린 설치미술, 박병춘씨의 일회용을 상징하는 청테이프를 감고 총을 들고 있는 <테이프맨>, 조명을 받아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고 있는 구본주씨의 조각품 <날으는 부시>까지 30여점이 전시돼 있지만 전시회가 끝날 즈음에 참여 숫자는 더욱 늘어나 있을 것이다.

한편 전시회 오픈이 있던 31일에는 반지하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퍼포머 드라마고는 “시간과 공간을 한정하지 않고 언제든 발생하고 있는 전쟁의 슬픔을 세계지도 위에 표현하고 싶었다”며 유토로 된 인형을 하나 하나 세계지도 위에 올려놓고 인류가 겪은 전쟁사를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4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로 생긴 수익금은 반전기금 마련에 사용되며 4월부터는 온라인으로도 전시되고 있다.

문의) 카페 시월 02-336-8406

감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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