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jpg

“지역 특성에 맞게 활동하는 ‘지역운동’ 활성화가 여성운동의 ‘알맹이’입니다.”

올해 10년째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일하고 있는 명진숙 사무국장(39)은 주부들의 힘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생동감이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강조한다.

“민우회 사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힘, 그 중에서도 주부들은 내제된 힘을 폭발적으로 발휘하죠.”

명 국장은 그럴 때마다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산 공부가 되고 있다며 ‘부엌에서 세계가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한다.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생겼던 고민들을 나누고 함께 풀고 싶어서 여성운동을 시작했다는 명 국장은 여성운동의 매력은 생활의 영역을 운동으로 끌어들인 것이고 이를 통해 주부들이 주인으로, 운동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여성과 환경을 일치한다”며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구조가 자연이 훼손된 환경오염과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자연과 여성은 피해자이지만 곧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자연질서에 위배되고 여성을 억압하는 문화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 국장은 이런 간절한 마음으로 생명윤리법 제정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명과학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여성의 몸에 인위적인 힘을 가해 난자를 추출하고 대리모를 양산하고 있는 인간복제 반대운동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비혼인 그는 활동가들이 자신의 비전을 갖는 것이 운동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 어려움을 떨쳐내려 열정을 쏟는 것이 해답이라는 것이다.

그는 “공부할 시간도 재충전할 여력도 없지만 자신의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활동을 통해 여성들이 자매애를 느끼고 서로를 묶어주는 공감대를 형성할 때 그 조건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국장은 앞으로 변화되는 사회에 발맞추어‘여성노인’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여성운동이 지향하는 삶이 장기적이고 모든 여성의 문제를 포괄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될 때 그는 자신도 행복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명 국장은 릴레이 인터뷰 다음주자로 여성환경연대 이미영 사무국장을 추천했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생명의 터전,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신아령 기자arshin@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