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대로 한번 놀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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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과 그레텔처럼 달콤한 초콜릿향의 과자집을 들락거리는 아이들. 거울로 만든 집과 풍선으로 꾸민 집을 지나면 벽면의 푸른 하늘에 나비가 난다. 아이와 함께 바닥에 누우면 눈앞에 밤하늘의 별이 반짝인다.’

동화속 나라로 들어온 듯한 이곳은 갤러리 현대에서 꾸민 ‘어린이를 위한 미술전시회’다. 중반으로 접어든 겨울방학에 온몸을 뒤틀고 있을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와보자. 원하는 문화공연을 오목조목 선택해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도 갤러리 현대에서는 〈프린스·프린세스〉전을 마련하고 있으며 인사아트센터의 〈맛있는 미술관〉, 대학로 객석빌딩 내 정미소에서 하는 이영란의 설치놀이 〈놀러 오세요〉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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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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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프린세스>

# 놀러오세요

대학로 객석빌딩 내 놀이터 정미소(02-3672-3001)는 관객이 함께 할 수 있는 창조적인 작업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사람과 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식의 퍼포먼스, 설치놀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영란의 설치놀이 <놀러오세요>. 대부분의 설치미술이나 공연관람이 멀리서 바라보기라면 흙이라는 자연과 소통하며 놀이로 즐기는 이영란의 설치놀이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만지고,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 말 그대로의 놀이다.

흙물로 카드 쓰기,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기, 손가락으로 그림 그리기, 흙 던져 그리기, 붕어빵처럼 흙을 틀에서 뽑아 화로에 굽기, 물그림자 놀이 등 작은 공간에 옮겨온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다양하고 시간 제약도 없다.

직접 흙으로 만든 작품을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고 원하는 곳에 장식함으로써 작가로 참여할 수도 있다. 연극인 출신의 두 명의 안내천사가 놀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데 놀이터 곳곳에 숨어 있는 12지 동물을 다 찾은 사람에게는 굽지 않고 간단한 소품을 만들 수 있는 흙을 한 덩어리 선물하기도 한다. 전시는 올 한해 계속 진행되며, 관람시간은 오후 2~9시까지(월요일은 휴관).

# 공주님, 왕자님들

다 모여라!

2월 9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의 〈프린스·프린세스〉는 혹시 어린이 놀이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전시회다. 지하 1층은 14명의 젊은 작가들이 전시장을 어린이들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꾸몄다. 그저 구경만 하는 전시가 아니라 어린이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 속 나비가 높이 날거나 가라앉는 등 상호반응하는 점도 색다르다. 프리즘처럼 변하는 코스모스(이경호), 개·토끼 같은 동물모양의 터널(황혜선)을 거쳐 달콤한 과자집(오정미)에서 코와 입으로 과자를 즐긴다. 이어 박은선 씨의 거울집과 변선영 씨의 풍선집을 비롯해 최우람, 함연주 씨가 각기 벌레나 거미줄 모양의 작품을 보여준다. 계단 위로는 신소영 씨의 스티커가 나붙고, 곳곳에 주성혜 씨가 만든 각양각색의 의자가 놓여있다. 1, 2층에는 어린이를 그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양달석, 최영림, 김원숙씨의 작품과 김기창, 김종학, 최욱경, 이동기 씨 등이 어린이처럼 그린 그림 등 작가 22명의 ‘어린이 그림’을 전시했다. 장욱진씨의 50년대 작품과 백남준 씨의 <호랑이와 아기 부처> 등은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수아 엄마라고 밝힌 전시회 참가자는 “아이가 과자집의 초콜릿 부분을 먹어 너무 미안하다”며 “지하 1층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너무 재밌어 해 다른 층부터 구경한 후 실컷 놀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전시 요령을 살짝 귀뜸 해준다.

# 맛있는(?) 미술관

2월 2일까지 열리는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20-1020)의 〈맛있는 미술관〉은 음식이 있는 전시회다.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는 ‘놀이속 미술’ 행사를 시도하며, 음식소재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며 일부 전시장은 어린이가 직접 작품을 제작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과자와 공작재료를 이용해 풍경화를 그릴 수 있는 곳은 지하 1층의 ‘뒤죽박죽 과자공작소’. 바로 옆에 푸드아티스트 오정미씨가 만든 과자집, 팝콘 눈사람, 과자꽃, 화분 등을 모은 특별관으로 이어진다.

2층 ‘상상요리나라’에선 토스트 위의 녹은 치즈에 그린 가족얼굴(정연두), 케이크사진으로 만든 기둥(권오상), 테라코타로 만든 사과의 숲(도흥록) 등 상상속의 음식을 표현한 작품들이 나온다. 또한 3층 ‘음식미술관’은 음식 및 음식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을 한데 모았다. 국수가락 형태로 구성한 함명수씨의 풍경화, 간장·고춧가루·시금치 등 음식재료로 물들인 오정미씨의 작품, 음식 이미지를 표현한 오경환씨의 유리조각 모자이크와 홍경택씨의 회화 등이 있다.

# 꿈의 공연을 찾아

‘제1회 겨울 어린이 공연예술제’(02-766-5210)가 주목할 만한 공연이다. 극단 사다리, 민들레, 모시는 사람들, 즐거운 사람들 등의 아동극 단체 4팀과 민간 발레단인 서울 발레시어터 등 모두 다섯 단체가 참가해 각자의 대표작을 공연한다.

서울 대학로의 동덕공연예술센터 대극장에서는 2월 3일부터 5일까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아동문학가 권정생 원작 〈강아지똥〉, 2월 7일부터 9일까지 가족 뮤지컬 〈오래된 약속〉, 2월 8일부터 9일까지 서울 발레시어터의 창작발레 〈백조와 플레이보이〉,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극단 사다리의 〈호랑이 이야기〉가 공연된다. 부대행사로 고려닥종이협회와 함께 공연장에서 ‘닥종이 인형 상설전시회’ 및 인형 만들기, 종이접기 등의 체험행사도 연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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