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울 때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가게를 운영하는 모든 분들이 한두 번 이상은 겪은 경험일 테고 특히 작은 물건을 잃어버렸을 경우 체크가 안 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액세서리, 팬시, 잡화, 신발, 옷 등 품목에 상관없이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들은 그 방법도 다양하다. 머리핀은 살 것처럼 해본 후 결제를 안하고 그냥 가는 경우가 있고 크기가 작은 팬시용품은 주머니나 가방에 살짝 넣고 눈치를 살핀 후 가게를 빠져나간다. 신발도 신어보고는 신은 채 그냥 나간다는 말을 듣고는 얼마나 웃음이 나왔는지 그 품목과 종류에 따라서 훔쳐가는 방법이 이리도 다를 수가. 물론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일 것이다.

나도 여러 번 지갑을 잃어버린 기억이 있다.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디자인이 비슷해 종류별로 체크가 불가능하기에 숫자를 외워서 기억하고 팔리는 대로 숫자를 세어 보곤 했다. 손님이 많은 틈을 타 나도 모르게 없어진 물건하며 내가 있는데도 버젓이 물건을 집어가다 나에게 잡힌 경우도 몇 번 있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잃어버린 물건을 값으로 계산하자면 상당한 금액이 될 것도 같다.

그 날은 한참 바쁜 시간이 지나 신상품을 새로 진열해놓고 약간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분명히 있었던 지갑이 없어져 한참 찾고 있었는데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애가 지갑을 들고 서 있었다. 바로 전에 신상품으로 꺼내 놓았던 물건이라 그 디자인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었는데 난 그 물건을 판 기억이 없었다. 그런데 “이 물건 환불하러 왔는데요” 하며 그 학생이 내게 그 지갑을 내밀었다.

아, 그 순간 난 생각했다. ‘내가 새 물건을 내놓고 물건을 정리하는 틈을 타 훔쳤구나’라는 생각이 미치자 어떻게 해야 할지 잠깐 고민에 빠졌다. 이 아이를 경비 아저씨를 통해 상우회에 보내야 하는지, 아님 그냥 내 선에서 해결해야 하는지. 순간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너 이 물건 방금 여기서 가져갔지? 내가 다 알아. 네가 가져가는 거 봤어. 만약 솔직히 말하면 그냥 보내주고 아님 상우회로 넘길 거야”했더니 순순히 가져간 물건이라고 대답하며 잘못했다고 시인한다. 왜 가져갔냐고 물었더니 돈이 필요해서 산 것처럼 꾸며 환불을 받으려고 했단다.

‘세상에 이럴 수가. 참, 기발한 생각이군’ 요즘 학생들이 여기까지 생각하는지는 정말 몰랐다. 다른 곳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냐고 하니까 정말 처음이라고 대답하며 잘못을 빌었다. 상우회에 가게 되면 집으로 연락이 가고 또 학교로 연락이 돼 일이 굉장히 크게 된다는 것을 잘 아는 나로선 겁을 잔뜩 집어먹은 그 학생을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학생을 그냥 보낸 후에도 내가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판단이 서질 않아 주위 상인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잘했다 한다. 학생이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으니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을 거라며 잊으라고 한다.

정말 생각 못한 일이다. 물건을 훔치는 것은 많이 보고 들어 알았지만 물건을 훔쳐 환불해 돈으로 받아 가려고 했다는 것은 정말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일인데. 내가 정말 별일도 다 겪고 산다.

박진미/세상모든부부가 평등부부가 되기를 희망하는 아줌마 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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