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미진한 수사” 유감
서지현 검사 “미진한 수사” 유감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8.05.01 17:39
  • 수정 2018-05-02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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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경남통영지청 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이 개최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과 검찰 조직문화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지현 경남통영지청 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이 개최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과 검찰 조직문화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일 ‘서 검사 지지 여성의원 모임’ 간담회 열려

“검찰 조사단, 의지·능력·공정성 없는 부실수사해”

“허위사실로 피해자 명예훼손” 비판

“여성은 검사여도 조직 내 약자인 현실…

검사조차 피해 알리고도 가해자 처벌 못하면

어떤 피해자가 용기 내겠나”

“검사라는 사람도 본인의 피해 사실을 알리고도 가해자를 처벌 못한다면 어떤 피해자가 용기를 낼 수 있겠나. 지금이라도 검찰에 당부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2차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만 또 다른 피해자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1일 여성 국회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안태근(52·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을 폭로해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그는 이날 차분하고 정돈된 어조로 최근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수사 결과를 낱낱이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 검찰 성차별과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서 검사와 소송 대리인단을 포함해 민주당 김상희, 유승희, 유은혜, 남인순, 권미혁, 박경미, 정춘숙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이 참석했다. 

 

서지현 경남통영지청 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이 개최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과 검찰 조직문화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지현 경남통영지청 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이 개최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과 검찰 조직문화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1월 29일 서 검사의 공개 폭로를 계기로 같은 달 31일 공식 출범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안 전 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그와 전현직 부장검사 등 총 7명을 재판에 넘겼다. 안 전 국장의 성추행·피해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 의혹과 수십 건의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수사한 결과다. 서 검사의 최초 폭로 이후 3개월이 지난 뒤였다. 

서 검사 측은 이번 수사 결과를 두고 “수사 의지, 능력, 공정성 없는 부실수사”라며 “심지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검사는 “처음부터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올 줄 예상했다. ‘3무(無)’ 조사단이다. 수사 의지 없고, 수사 능력 없고, 공정성도 없는 부실수사”라고 말했다. △성추행 혐의는 고소 기간이 지나 처벌할 수 없는데도, 조사단 명칭에서 드러나듯 성추행을 염두에 두고 조사단을 꾸려 인사 불이익이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수사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났고 △서 검사에 대한 사무감사 결재에 관여한 조희진 검사장이 ‘부적격’ 논란에도 끝내 조사단을 이끌어 신뢰가 떨어졌고 △베테랑 검사들로 조사단을 꾸리지 않은 채 ‘성추행만 조사’ 의지를 표명해 부실수사로 이어졌다는 비판이었다. 

서 검사는 “조사단 구성이 부실수사의 결정적 원인이다. 검찰·법무부 고위직을 조사하려면,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로 팀을 구성해 관련자들이 증거를 없애거나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신속하게 조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성폭력 전담 여검사 위주로 꾸려진 수사단도 아니고, ‘조사단’을 꾸린 건 결국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이 안 검사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자문기구인 수사심의위원회에 넘기고,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는 “85일이나 수사하고도 사실관계나 법리적 면에서 범죄 성립 여부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 심의위원회에 결정을 떠넘긴 것은 결국 수사 미진이자 내부 면피용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 측은 폭로 이후 발생한 2차 가해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를 법무부, 검찰, 조사단에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2차 가해가 두려워서 나오지 못하는 피해자가 너무나 많다. 검찰이 2차 가해자들을 제대로 수사해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5~6번 요청했는데 묵살당했다”고 했다. 

특히 조사단이 “서 검사 본인이 사건 당해와 지난해에도 사건화를 원치 않는다고 밝혀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 “허위사실이며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서 검사는 “이 말이 제게는 ‘우리는 지금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너를 음해하고 있다. 절대 검찰로 돌아오지 말라’는 메시지로 들린다”고 했다. 

서 검사는 “저는 개인적인 한풀이를 하는 게 아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라면 조용히 사는 게 행복한 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어느 한 가해자나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검찰 조직을 사랑하고, 검찰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으려면 잘못된 성폭력 사건처리 관행 및 공정성이 결여된 사무감사와 인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회적 자살행위를 감행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민의, 그리고 내부 검사들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여성의 문제, 권력의 문제이다. 검사가 무슨 약자냐 하시겠지만 여성이라면 좀 다르다. 사회에선 검사지만 조직 내에선 여자라서 약자인 면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자신의 폭로가 이후 수많은 ‘미투’ 말하기 운동의 도화선이 된 만큼, 검찰의 이후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검찰은 공소유지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최근 대한항공 내부의 ‘경영진 갑질 규탄’ 시위 등을 언급하며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조현아 씨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동료들은 오히려 허위진술을 했다더라. 그래도 그분이 진실을 말하고, 조직 내에서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지금은 ‘1000명의 박창진’이 지금 나왔다고 하더라. 저도 힘을 내서 진실을 이야기하고, 버티고 있으면 내부의 공포에 질린 이들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도 휴가를 내고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북부지검이 ‘참석협조가 어렵다’고 불허해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관해 “검찰 조직이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목소리를 내지만,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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