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기업연수 82개 기업서 840명 참여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여대생 기업연수가 올해는 참여 기업과 학생 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5개 여자대학 220명이 참여한 데 비해 올해는 전국 45개 여대 및 남녀공학에 재학 중인 여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그 수도 840명에 이른다.

지난 6월 25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실시하고 있는 대학생 기업연수는 150명의 연수생을 받아들인 하이닉스반도체와 삼성, LG, 근로복지공단, 호텔롯데 부산, 한국까르프, 대구백화점, 쌍방울개발 무주리조트, 금호생명 호남지역 본부,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타이어 등 총 82개 기업이다.

노동부 여성정책과 박종화 서기관은 “기업체마다 경영방침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수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주로 오리엔테이션과 회사 비전 소개, 성공적인 직장생활에 관한 외부강사 초청 강의, 이력서 작성 및 면접 요령 등을 교육한 후 각 부서에 배치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각 대학 취업정보실에는 응모학생만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연수프로그램에 학생들을 파견한 숙명여대는 신청자 100명 중 46명을 선정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호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화여대 취업정보센터 표경희 실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장 경험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입사 전 자신이 지망하는 회사에 들어가 미리 분위기를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전했다.

성신여대 취업정보실 하종숙씨도 “일단 공기업이나 대기업의 조직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과제 중심의 직무교육이나 일정 규모의 프로젝트를 완성해 봄으로써 준 초보사원의 업무를 접해본다는 것은 학교내에서 배우는 이론과는 또다른 교육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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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취업기회가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여학생들은 기업연수 기회도 중요한 경력으로 여긴다.

노동부가 “향후 인적자원으로서 여성인력을 개발해 고부가가치화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대생 연수는 전공제한이나 대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는 것 등 몇가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일단 학생들이 대기업 문화를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에 더 비중을 둔다고 해도, 노동부의 취지대로라면 연수생에게 취업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노동부 박종화 서기관은 “작년에 연수를 받았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현황을 알아보는 전화 설문조사를 최근 마쳤으나 발표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해 현재로는 취업현황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ㅅ대 취업정보실의 한 직원은 “일정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 방학 중 계획을 미리 짜놓은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연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기업측에서 경상대나 전산학과 위주로 전공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금은 많이 시정되었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복사 등 업무보조 수준의 일만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 여대 취업정보실에서도 “급하게 시행된 부분이 없지 않아 기업측에서 준비가 안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기업의 필요에 의해 연수생을 받기보다 정부 요청에 의해 실시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신청자 중에서 성적 순으로 학생들을 보내고 기업에서도 이공계 우수인력만 주문해도 할 말이 없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기업에서 연수받기를 희망하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의 비율이 더 많아 정부에서 기업측에 인센티브나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대기업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한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계절학기에 걸려 있는 학생들은 방학 중에 실시하는 기업연수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연수 프로그램을 학기 중에 실시해 학점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에 대해 노동부에서는 참여대학측에 기업연수에 관한 학점인정제 도입을 추진하도록 하는 한편 연수생 지도교수를 지정해 연수과정 중 주1회 이상 면담과 사후평가관리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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