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문화축제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이 19일 정동 A&C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직업의 경계를 넘어서’로 성별, 나이, 외모에 구속받지 않는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보여주고 삶의 현장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몫을 해나가는 여성들이 희망을 일구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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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주의 힙합공동체 I Will은 힙합에 드러난 여성비하적요소를 없애고 싶다고.

각종 미인대회를 필두로 매스미디어가 쏟아내는 여성 이미지들은 수동성, 연약함, 의존성 같은 여성성의 테마를 반복하며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고정시켜왔다. 그래서 외모에 신경쓰지 않고 뚱뚱한 여자들은 추하고 게으르며 심지어 의지가 박약하다고 낙인찍기도 했다. 1999년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겠다”며 시작한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만들어지고 강요된 여성미를 거부하는 자리로 그동안 세상을 향해 진정한 아름다움, 다양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여성주의와 문화행사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는 일반 여성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대안적 미인대회를 표방한 이름 그대로 여성들의 축제가 되었다.

올해로 세 번째인 이번 축제에는 축하공연으로는 2회 안티 미스코리아 수상자인 충북여성장애인연대의 퍼포먼스와 그룹 해디마마의 공연 그리고 가수이자 현재 수원대 미대 교수인 정미조의 축하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분장사 윤예령의 바디 페인팅 쇼와 여성직업운전자의 모노 드라마가 이어지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노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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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은 뒤틀렸지만 마음은 건강하다는 주부 장애우 예옥주 씨.

또한 올해는 주제에 맞게 여성직업변천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날아라 여성>을 상영한다. 김효선 여자와닷컴 대표, 박지영 컴투스 CEO, 권태규 프로게이머, 최수진 축구 여성국제심판, 스튜어디스에서 마술사로 변신한 오은영 씨, 신창중학교 여자축구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총 15개팀이 출전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표현할 창작 퍼포먼스는 신선한 아름다움과 재미를 줄 예정이다. 여경 특공대의 무술쇼, 남성인데 여성복을 입는 이대학의 의상쇼,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에서 마련한 풍자극, 젊은 연극인 모임의 풍자 뮤지컬 <시스터 액트>, 주부 장애우 예옥주의 퍼포먼스 <껍데기는 가라> 등 출전자들이 생각하는 직업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생가해볼 수 있다.

<남자도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퍼포먼스로 이번 축제에 참가하는 예비 남자간호사 이송로 씨. 그는 나이팅게일의 선서를 자신의 스타일로 고쳐 직업을 둘러싼 성별 편견을 풍자할 생각이다.

“첫인사를 나눌 때 제가 간호대를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어요. 그들이 왜 웃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 그게 사회의 고정관념이란 걸 알게 됐어요”라며 이번 출전을 통해 그러한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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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시원한 웃음을 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여대생 가상연설팀.

여성주의 힙합공동체 I Will은 춤을 통해 여성 댄서들의 고충을 담을 생각이다. <불타는 하이힐을 던져라>라는 제목의 퍼포먼스에서 남성 가수를 돋보이게 하는 수동적 존재가 되버린 여성댄서들의 어려움을 표현함으로써 남성중심적 문화를 꼬집을 예정이다.

I Will의 멤버인 후추는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이 다른 대회와 달리 경쟁이 없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즐거운 자리라 좋다”며 출전하는 즐거움을 드러냈다.

TV에서는 올해도 여전히 미스코리아 대회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TV의 미스코리아 방송 중지 뿐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새겨진 가부장의 억압을 발견하고 그것을 당당히 거부할 수 있는 날들을 꿈꾸고 있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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