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마음의 소리’ 본 여성들이 분노한 까닭은?
웹툰 ‘마음의 소리’ 본 여성들이 분노한 까닭은?
  • 강푸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9.08 17:13
  • 수정 2017-09-1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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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털사이트에 10년 넘게

웹툰 ‘마음의 소리’ 연재 중인 조석 작가

연재 초부터 페미니즘 비하·여혐 관점 보여

비판 계속되지만 사과나 해명 없어

 

네이버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캐릭터 ⓒ네이버웹툰 캡처
네이버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캐릭터 ⓒ네이버웹툰 캡처

“웹툰작가 조석의 여성혐오적 표현이 가득한 ‘마음의 소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마음의 소리’는 조석 작가가 2006년 9월부터 네이버웹툰에 연재하고 있는 만화다. 조 작가는 연재 초부터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내며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도 그는 페미니즘 비하, 여성혐오적 관점으로 공분을 샀다. ‘최악의 여성’의 특징으로 페미니즘을 꼽거나 여성혐오 살인사건을 희화화하는 식이다.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조 작가는 변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음의 소리’에 나타난 여성혐오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다.

 

조석 작가의 웹툰 ‘마음의 소리’ 356화 ‘추석특집’편에서 페미니즘 비하로 문제가 됐던 장면. ⓒ네이버웹툰 캡처
조석 작가의 웹툰 ‘마음의 소리’ 356화 ‘추석특집’편에서 페미니즘 비하로 문제가 됐던 장면. ⓒ네이버웹툰 캡처

1. 2009년 10월 2일 356화 ‘추석특집’편

해당 편에서 조 작가는 페미니즘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웹툰에서 그는 ‘여성은 항상 약속 시간에 30분 늦게 나온다’며 이를 페미니즘이라고 소개했다. 여성은 시간을 항상 지키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반화하고, 페미니즘 의미를 변질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에는 페미니즘 담론이 사회 전반적으로 얘기되지 못하던 때라 이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한 누리꾼은 웹툰 댓글을 통해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뜻하는데 이 시기의 조석은 도대체 페미니즘을 뭐라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네이버웹툰 ‘마음의 소리’ 940화 ‘너:나’편에서 페미니즘 비하로 문제가 됐던 장면. ⓒ네이버웹툰 캡처
네이버웹툰 ‘마음의 소리’ 940화 ‘너:나’편에서 페미니즘 비하로 문제가 됐던 장면. ⓒ네이버웹툰 캡처

2. 2015년 5월 21일 940화 ‘너:나’편

이 편에서도 페미니즘 비하는 계속된다. 당시 조 작가는 페미니즘을 최악의 여성 조건으로 꼽아 논란을 일으켰다. 웹툰 속 주인공인 ‘조석’과 그의 애인인 ‘애봉이’는 서로를 골탕 먹이기 위해 서로의 친구들에게 최악의 지인을 소개해준다. 그 과정에서 애봉이는 발신자 차단을 해놨던 아는 언니 ‘김상련’을, 조석은 친척들조차 피하는 사촌인 ‘조홍나’를 선택한다.

조석은 김상련을 ‘명품 중독’ ‘끈덕짐’ ‘남탓’ ‘우울증’ ‘감정기복’ ‘우라늄 같은 위험한 여인’에 이어 ‘페미니즘’이라고 묘사했다. 최악의 여성 특징으로 페미니즘을 언급한 셈이다. 조홍나는 ‘마마보이’ ‘폭력적’ ‘욕쟁이’ ‘집착’ ‘스토커’ ‘눈치X’ ‘개념X’ ‘플루토늄 같은 쓰레기’로 그렸다.

당시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이 아니라 성평등을 뜻하는 말이다. (의미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문제제기했다. SNS에서도 “페미니즘을 ‘폭력적’ ‘스토커’ 등과 동급으로 놓고 비하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조 작가는 당시 사과의 글이나 해명문도 없이 해당 장면에서 ‘페미니즘’만 삭제했다.

 

조석 작가는 지난 8월 28일 ‘마음의 소리’ 1102화 ‘유행’ 편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의 국기화 추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는 남성을 그렸다. ⓒ네이버웹툰 캡처
조석 작가는 지난 8월 28일 ‘마음의 소리’ 1102화 ‘유행’ 편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의 국기화 추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는 남성을 그렸다. ⓒ네이버웹툰 캡처

4. 2017년 8월 28일 1102화 ‘유행’편

“브라질리언 왁싱의 국기화 추진하라.” 조 작가는 지난달 28일 ‘마음의 소리’ 1102화에서 1인 시위하는 남성을 그리며 그가 든 피켓에 이같은 문구를 적었다. 만화 흐름과 관계없이 갑자기 ‘브라질리언 왁싱’을 언급해 “왁싱숍 여성살인사건을 희화화하려던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브라질리언 왁싱의 국기화’를 요구하는 남성이 뜬금없이 등장한 것에 독자들은 의아해했다. 왜곡된 여성관과 여성혐오적 관점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온 조 작가에게 고운 시선이 갈 리 없었다. ‘왁싱샵 살인사건’을 희화화·조롱하려는 의도로 ‘브라질리언 왁싱’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조석 작가가 왁싱숍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 웹툰에서 페미니즘을 몇 번이나 비꼬았는데. 페미니즘 이슈 충분히 알 만한 사람이니 왁싱 얘기에 ‘왁싱샵 살인사건 희화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만화가 게시된 때는 ‘왁싱숍 사건’이 공론화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사건이 알려진 후 여성들은 ‘여성혐오 살해’를 규탄하고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문화를 비판하기 위해 지난달 6일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여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과 ‘시위’라는 요소에서 많은 이들이 해당 사건을 떠올린 이유다.

독자들은 “(만화에) 왁싱은 도대체 왜 넣었던 걸까” “뜬금없이 왁싱 얘기 왜 한 건가. (만화 내용과) 맥락이 맞지 않아 더 화난다”고 했다. SNS에서도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어떻게 개그로 소비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게 웃고 넘어갈 일인가. 우리(여성)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간다” “수정만 하면 다인가. 사과문 작성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논란이 된 피켓 문구는 현재 “보장하라. 보장하라. 추진하라. 추진하라”로 수정된 상태다. 이번 논란 이후에도 조석 작가의 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다만, 조 작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이없는 답변을 내놨다. 한동근 네이버 언론홍보팀 사원은 “조석 작가에게 확인한 결과, 왁싱숍살인사건과 연결 지을 의도로 그런 문구를 사용한 건 아니라고 하더라”며 “‘브라질리언 왁싱’이라는 단어가 재밌어서 개그로 이용하기 위해 쓴 것뿐이라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장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는 걸 뒤늦게 확인했고, 그에 따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과 조 작가 측은 따로 사과·해명문을 공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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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리언 왁싱’이 개그 소재?… 웹툰 ‘마음의 소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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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을 보여주는 건 실례!” 조석 ‘마음의 소리’ 화장품, 여성혐오 문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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