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카오은행 출범 보름만에

200만 계좌로 가계대출 영업 1위

시중은행,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인하하며 반격 나서고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 올려

고객 이탈 막는데 안간힘

 

국내 두번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핸드폰을 이용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내 두번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핸드폰을 이용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카카오뱅크 발 금리전쟁이 한창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보름 만에 계좌개설 수 200만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약진에 기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방어전에 나선 것.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인 금리·수수료 혜택을 앞세운 영업전략을 내세우는 동시에 하반기 진입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한동안 은행권의 금리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의 예금금리는 평균 1%대 중반인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 2%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카카오뱅크 출범 전인 지난달 21일부터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연 2.3%에서 2.4%로 0.1%포인트 올렸다. OK저축은행 역시 최대 연 2.4%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특별판매에 돌입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지난 6월 한 달간 최대 연 2.51%의 금리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2.21%로 한 달 사이 0.08%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고객층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영업 시작 후 처음으로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 코드케이(K) 정기예금 10회차 가입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기존의 연 2.0%에서 2.1%(코드 입력 시, 가입기간 1년 기준)로 0.1%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의 추격에 대응한 것이다.  

 

또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가계대출 영업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던 이유는 저렴한 금리 덕이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84% 수준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낮추며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한국카카오은행은 8월 가계대출 영업 1위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및 주택담보대출 신청 현황’에 따르면 이달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5400억원으로 19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8월 19개 은행의 가계대출금 합계는 2조1700억원 증가한 가운데, 카카오뱅크를 통한 대출이 약 24.9%를 차지했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는 7월 말 대출금리 연 3.06%로 6월말(연 3.17%, 신용등급 1~2등급)보다 0.11%포인트 내렸다. 6월말 기준으로 17개 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연 3.08%, 신용등급 1~2등급)를 보였던 우리은행은 한 달 사이 연 3.05%까지 금리를 낮췄다. NH농협은행도 3.11%에서 3.09%로, 경남은행은 3.18%에서 3.17%로 최저금리를 소폭 내렸다.

6월말 기준 17개 은행 중 가장 낮은 3.08% (1~2 신용등급)선이었던 우리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한 달 만에 0.03% 떨어진 3.05%로 하향 조정됐다. 15일 은행연합회 은행상품 통합 비교공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특수은행 등 총 17개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전인 6월 말 대비 최대 0.11%포인트 하락했다.

기존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 인하 행렬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를 지난 6월 4.64%에서 7월 4.58%로 0.06%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63%에서 3.52%, 우리은행은 3.86%에서 3.71%로 내렸다. 외국계인 씨티은행은 6.43%에서 5.88%로 인하했고, SC제일은행 역시 4.66%에서 4.47%로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를 내렸다.

이같은 금리 인하 전쟁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마이너스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 또한 점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 초반 인기만큼 향후 금리나 한도에서도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뱅크에서 대출 한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안전성까지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대출은 기존은행이 나은 것 같다” “타인명의 대출이 되는 등 카카오뱅크 대출 위험하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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