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서 스텝까지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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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떤 배우 선생님이던 그 댁의 식모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은희 언니 댁의 식모가 된다면 원이 없겠습니다. 최은희 언니가 전에 <영화세계> 애독자 위안 공연차 목포에 오셨을 때 저에게 서울로 놀러오라고 말했습니다. …”(전남 광주 염회임)

50년대에 한 여성이 최은희에게 보낸 팬레터이다. 그 당시 배우에 대한 팬들의 사랑 역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여성잡지의 “10만환 대현상 영화와 화장품 알아맞추기”란 코너에는 “삼여성이란 최은희 노경희 이경희의 3대 스타가 분장하여 출연한 작중인물을 일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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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여성잡지의 광고. 최은희가 모델로 등장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이 세명의 이름높은 스타들은 저마다 성격이나 연기나 용모가 개성적이며 서로서로 다릅니다. 그러기에 이 세명의 명배우들이 분장한 이 <삼여성>이란 영화는 벌써 무엇인지 모르게 암시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라는 영화광고가 실려 있다.

지난 달 나온 <여성영화인 사전>(주진숙, 장미희, 변재란 외 지음, 도서출판 소도, 2만5000원)에는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한 여성영화인들과 당시의 논쟁,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나 쟁점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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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인 사전>은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최한 99년 서울여성영화제 후속 프로젝트로 기획되어 2년여 만에 결실을 맺은 것.

<여성영화인 사전>은 감독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한국 영화문화의 역사 전반으로 그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최초의 여성감독인 박남옥 감독 뿐 아니라 초창기 여배우로 배우협회장을 지낸 복혜숙 씨, 최은희 씨와 홍보, 마케팅, 프로듀서,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영화현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었던 여성영화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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