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리 후보 모나 살린

여행 중 법인카드 사적 유용

달콤한 초콜릿에 날아간 총리직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덕적 우월성 “그래야 성공”

 

모나 살린
모나 살린

초콜렛은 단 맛의 정수다. 하지만 단 맛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모나 살린은 자타가 공인하는 총리 후보 1순위였다. 노동부 장관, 당 총서기, 부총리를 거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아무도 그의 총리 지명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아프톤 블라뎃 석간신문의 기사 한 줄로 그녀의 정치인생은 바로 막을 내렸다. 신문 내용은 이렇다.

“모나 살린은 법인 카드를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했고, 월말 봉급 수령 후 변제를 했지만 공직자의 공금유용금지법률에 저촉됩니다. 사용된 공금의 일부가 2개의 초콜렛 구입에 사용됐습니다.”

가족 해외여행 중 장관 전용 법인카드로 700만원가량 결제하고 추후에 봉급을 받아 모든 금액을 변제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변명이 다음날 신문에 실렸다. 그녀를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지지자들의 마음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결국 달콤한 초콜렛 몇 개로 총리직은 영영 날아가고 만 것이다.

사실 초콜렛 2개 값은 아무 것도 아니다. 더 무거운 실수는 공금을 공직자법에 유배되는 사적 목적으로 먼저 지출했다는데 있다. 아무리 추후에 변제했다고 해도 이미 범죄 행위는 이뤄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을 떠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국민의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에서 바로 비난으로 돌아서게 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모나 살린 총리 낙마사건 이후 장관 후보들이 사퇴하는 비슷한 사례가 몇몇 더 있었다. 이들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이유는 매우 사소한 것들이었다. 한 장관 후보자는 시청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또 다른 장관 후보자는 자녀 보육비의 지급신고 누락 등의 이유였다.

정치인의 성공 조건을 연구한 데니스 톰슨은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한다. 국가의 통치자는 국민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하면 그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본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의 기강이 무너져 사회적 신뢰의 틀이 형성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정치적 성과가 좋다고 해도 성공한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하워드 가드너는 『리더십의 해부』라는 책에서 정치인은 국민의 감성, 생각,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대표 공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상징성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국민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상징성이 상실된 정치인은 국민 앞에서 진리와 정의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자격을 상실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위장전입 문제 때문에 총리와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준을 놓고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위장전입 문제는 사과를 했으니 총리 인준에 동의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이들의 정치인 자격에 대한 정의를 우리는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초콜렛 2개를 공금으로 산 사람은 총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단정한 스웨덴 국민의 잣대는 정치 투명성과 정치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정해놓은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초콜렛의 단 맛에 정치적 원칙을 희생하지 말고, 어려울수록 정도로 가는 것이 미래정치를 여는 길이다. 적폐는 바로 국민 앞에서 약속한 원칙을 깨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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