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통해 본 ‘미의 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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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피부관리사 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헌데 그 분 말씀이 ‘나이가 좀 더 들면 피부관리를 배워 보라’는 것이다. 그 쪽엔 영 무심한 처지고 현재 직업에 대한 불만도 크지 않은 터라 피식 웃고 넘어가려 했는데 추천의 이유가 워낙 ‘거룩’해서 마음이 크게 흔들려 돌아왔다. 이유인 즉, 마사지를 하다보면 손님의 피부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하고 손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같은 고민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리를 받는 제법 긴 시간을 마사지뿐 아니라 편안한 대화로 채울 때, 심신 모두의 피로가 풀어지고 ‘정상적인 피부’로 돌아가는 속도도 빠르다. 해피 메이크업(아이 카와 모모코 : 도서출판 대원)의 주인공 다카키 레이코는 백화점 내에 있는 마벨 화장품 부스의 직원. 그녀는 ‘2주, 그 안에 예뻐지지 않으면 금액을 전액 환불’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상품 판매보다 손님을 예쁘게 만드는 일에 집착한다.(하지만 환불해 줄 경우는 결코 생기지 않는다)

각양각색의 트러블로 아름다움에서 멀어진 외모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인생에 절망한 여자들이 레이코의 부스를 찾아오고 변신의 마법은 시작된다. “아름다워질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다니, 그것은 이미 범죄”라고 규정하는 레이코는 메이크업을 통해 ‘어제보다 조금 아름다워질 수 있고 그럼으로 행복해지는 것이 목적’임을 설파하는, 제대로 깨달은 미의 전도사이다.

각 에피소드는 메이크업 제품의 자세한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향수, 모성을 감싸는 네일, 지지 않는 볼터치, 드라마틱 마스카라같은 시적인 소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화는 획일적인 아름다움에 도달하기 위한 테크닉의 나열, 그 이상이다.

그녀가 설파하는 화장이란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이미지를 탁월하게 드러내는 도구인 동시에 여성의 마음에 힘을 주거나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거는 마법의 주문이다.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는 제품보다 활력, 자신감, 독립심, 용기, 성실함, 모성같은 건강한 인성이 더욱 효과적인 화장품이 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키워 가는 마음은 드라마틱한 인생이 되어 얼굴 위에 그려진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얼굴이 따라간다는 말은 더 이상 공공연한 거짓말이 아니라는 소리다. 나이 탓, 게으름, 의존심, 비교의식, 지나친 시선의식으로 일그러진 여성에서 벗어나자고 속삭이는 좋은 만화다.

이미선 객원기자 ogocici@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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