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자손이자 쇼핑몰 경영자인 것처럼 속여 여성들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박모(33)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13년 1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A(26) 씨에게 ‘나는 대기업 회장의 증손자이자 대형 쇼핑몰 경영자’라고 사칭했다. 결혼도 약속했다. 이를 믿은 A씨는 “같이 살 집을 구해야 하는데 보증금이 모자라다” “쇼핑몰 직원들 줄 월급이 모자란다” “폭행 사건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박 씨를 위해 사채까지 써 가면서 총 18차례에 걸쳐 3294만5000원을 빌려줬다.

A씨는 박 씨가 전 여자친구라고 말한 B(26) 씨에게 채팅앱을 통해 연락했다. 알고 보니 B씨도 똑같은 방식으로 2012년 11월~2013년 3월까지 총 24차례에 걸쳐 2801만4000원을 박 씨에게 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박씨는 채팅앱 프로필 사진에 대형 쇼핑몰 경영자의 사진과 이름을 대신 올려놓고, 실제로 만난 여성에게는 ‘프로필 사진과 달리) 예전보다 지금 살이 많이 쪄서 그렇다’고 둘러댔다.

S재벌가 증손자를 사칭해온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서 평범한 일반인 여성을 만나는 데 반대하면서 7억 원이 든 통장과 4억 원짜리 집을 빼앗았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피해자들이 그대로 믿어줬다”고 말했다. 

박씨는 A씨와 B씨가 돈이 없다고 하자 여러 대부업체에서 수백만원씩 대출을 받도록 유도했다. A씨는 1700만원, B씨는 1200만원을 빌렸다.

박씨는 경찰에서 “출소 이후에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데다, 동거녀와 생활하다 눈치가 보여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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