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성폭력은 근친강간 맥락에서 파악해야”
“종교인 성폭력은 근친강간 맥락에서 파악해야”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6.12.25 16:10
  • 수정 2016-12-2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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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종교인의 성폭력 범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열려

“가부장적·남성중심적 신학과 교리, 제도 평등하게 바로 잡아 나가야”

 

“피해자는 음란마귀가 씌어 목회자를 모함하고 있다. 여자들이 문제다. 성경에도 여자들은 교회에서 잠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윗이 밧세바를 범했어도 하나님께 용서를 빌어 하나님이 용서해서 그대로 왕이 되었다. 회개하면 목사도 그대로 할 수 있다.”

‘늘어나는 종교인의 성폭력 범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목사인 한국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회장은 종교계의 성폭력은 종교에 관계없이 불거져온 문제이며, 그 이유는 각 종교의 논리가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차용당하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토론회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주최로 12월 22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한국염 부회장은 목회자가 성서를 인용해서 여신도를 유인하고 성폭력을 하면서도 자기 행위를 정당화시킨 H목사의 사례도 소개했다.

“성가대원 20명을 농락한 H목사의 경우 여성을 불러놓고 ‘야곱에게는 레아와 라헬이라는 두 명의 부인이 있었다. 레아는 야곱의 첫 부인이지만 야곱이 사랑한 사람은 둘째 부인 라헬이었다. 너는 야곱을 섬긴 라헬처럼 목사를 섬기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 이렇게 잘못된 소명감을 불어넣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의 종의 말을 안 듣거나 주의 종에게 해코지를 하면 하나님의 벌을 받는다’는 협박성 성구를 들려줌으로써 여신도를 꼼짝 못하게 만든다. 이 레아와 라헬 사건은 캄보디아 선교활동에 참여한 여신도에게 같은 논리로 성폭력을 행사한 캄보디아 선교사의 성폭력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는 종교계 성폭력 문제는 근친강간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신도라는 절대적인 위계 속에서 영혼의 아버지와 신앙의 자식이라는 관계가 성립된다. 따라서 아버지가 자기 몸을 만지면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다고 착각하는 아이들과 마찬가지의 양태를 띤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하나님이 자기를 특별히 사랑해서 목사와 그런 관계를 맺게 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전했다.

 

남인순·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늘어나는 종교인의 성폭력 범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남인순·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늘어나는 종교인의 성폭력 범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그는 이같은 배경에서 발생하는 교회 내 성폭력의 패턴이 일정하다고 분석했다. 목회자가 여신도와 청소녀, 어린이를 상대로 가한 성폭력으로 특히 강간이 주를 이루고 있다. 피해 횟수는 일반 성폭력의 경우와는 달리 1회성 피해이기 보다는 한 성직자에 의해 장기간 지속적인 경우가 많다. 1~2년은 보통이고 심한 경우 10년을 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목회자 한명 당 피해자는 보통 2명에서 많게는 그 피해자가 40-50명에 까지 이른다. 피해 장소는 주로 당회장실, 기도실, 교육관 등 교회 안이나 기도원이나 별도 기도처에서 이루어진다. 피해 동기는 개인 상담이나 신앙상담이 동기가 된 경우도 있지만 안수나 안찰 등 치유행위를 빙자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으며, 죄 씻음 등 영적 체험과 결혼을 빙자한 강간이 있다.

이같은 문제로 교회 내 성폭력이 빈번한데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드러난다해도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그는 전했다. 한국 사회 또는 교회의 보수성으로 인해 피해 여성들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드러내어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대개 피해 여성들은 순결 이데올로기와 피해자가 성폭력을 유발했다고 하는 비난을 그대로 수용함으로 인해 강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게 된다. 설령 고소해서 가해자를 처벌하고자 해도 피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함으로 인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사건이 드러나면 피해자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2차 가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성폭력 당했다는 인식을 하고 피해사실을 알리면 십중팔구 피해자는 목회자에 의해 사탄으로, 마귀로 정죄되어 쫓겨난다. 또는 목사에 대한 신성화 때문에 어떻게 목사를 고발할 수가 있느냐 하는 정서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가해자의 행위가 드러날 경우 OO교회처럼 “다윗이 범죄하면 다윗을 끌어안은 밧세바처럼 다윗을 안아야지 왜 배신하느냐”고 비난과 회유를 한다.

그는 종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신학과 교리, 제도를 평등하게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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