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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권수현, 김혜정, 남인순, 박선숙, 박인혜, 박정옥

최대 여성단체서 손발역할 10년

권수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햇수로 10년을 맞은 권수현(36) 여협 사무총장은 신방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 홍보실에서 5년 동안 근무하다 승진차별로 인해 여성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권 사무총장은 여협에서 여성정책실장으로서 여성정치참여 확대사업, 정부여성기구 강화 활동, 성평등 문화 확산 사업 등을 담당했으며 작년 4월부터 사무총장을 맡게 되었다.

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여성단체 협의체인 여협의 전천후 실무자이다.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업무량이나 책임 할당이 과중한 여성단체에서 여성운동가로서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권 사무총장은 여성이 소모되지 않고 여성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며 정책을 제안하고 그것이 채택될 때까지 끝까지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성단체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생활에 자부심을 갖는다. 작은 운동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된다는 걸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자연의 소중함 일깨우는 파수꾼, 김혜정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91년 낙동강 페놀사태, 94년 낙동강 식수오염 사건,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 동강 살리기 운동, 공해상으로 핵연료를 수송하는 일본을 저지하기 위해 세계 환경 NGO들과 연대해 각종 국내 집회와 시위를 주도한 대표적인 환경 파수꾼 김혜정(37) 사무처장.

중문학을 전공한 그가 환경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고향인 경북 울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인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풀 한 포기, 흘러가는 물도 소중하다’는 깨달음은 공해추방운동연합에 발을 들여놓게 했고 환경운동가를 직업으로 삼게 했다.

‘사회가치를 변화시키는 환경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혜정 사무처장은 환경련의 50% 이상되는 여성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고 싶은 희망과 함께 ‘잘 지킨 환경이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환경보전모델을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 운동에 투신

남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남인순(41) 사무총장은 항상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작 자신은 싫어하는 별명이지만 인천에서 매일같이 출퇴근하면서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을 정도로 한결같아 동료와 후배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남인순 사무총장은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현장 노동운동가로 살았다. 대학 3학년 때인 79년 학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제적당한 이후 동일방직 어린 여공들이 한 성당에 모여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며 시위하는 모습을 본 후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여성노동자의 조직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88년 일하는 여성의 나눔의 집을 만들었고 이후 인천여성노동자회 결성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남인순 사무총장은 94년부터 여성연합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작년부터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겉은 버드나무, 속에는 철심들었다”

박선숙 대통령 비서실 공보기획비서관

청와대 최초 여성대변인으로 기록된 박선숙(41) 공보기획비서관은 국민의 정부 청와대 비서실에서 여성파워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98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부대변인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았던 그는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거쳐 민청련 중앙위원 출신으로 95년 6·27 지자체 선거 때 민주당 선대본부 부대변인을 거쳐 국민회의 창당 이후 여성부대변인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겉은 버드나무, 속에는 철심이 들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박선숙 공보기획비서관은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96년 김윤덕 당시 정무제2장관의 여성 모욕 발언과 여성고용할당제, 여성부 신설에 반대 입장을 표하자 이를 강력히 비난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넓디 넓은 가슴으로 소외여성 보듬기

박인혜 인천여성의전화 회장

인천여성의전화가 1백만 인천 여성을 대변할 수 있는 중심 조직으로서 발돋움하게 된 데에는 박인혜(43) 회장의 정열이 밑바탕이 되었다.

작년 4월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에게 중징계를 내리게 한 중심에는 인천여성의전화가 있었다. 남편에 의해 난자당한 여성의 인권을 되찾아 주기 위해 박인혜 회장은 인터넷에 사건 경과를 올려 네티즌들의 지지서명을 받아내는 한편 거리 서명을 벌여 3만2천여명의 서명지를 재판부에 전달했고 각 단체에서 보내온 성금 1천1백만원을 피해 여성에게 전달했다. 또한 피해여성과 두 자녀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다시 사회인으로 복귀할 때까지 쉼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남편의 폭력에 못이겨 우발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형을 살다 나온 여성들에게도 여성의전화 회원들과 편지를 주고 받게 하고 출감 후에는 잔치를 열어주는 등 박인혜 회장의 소외 여성 보듬기는 남다르다.

교양다큐멘터리 전문가 ‘세상은 넓다’

박정옥 한국방송공사 프로듀서

방송경력 20년의 베테랑 박정옥(44) 프로듀서는 교양다큐멘터리 전문가다. 4년 여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84년 프로듀서로 KBS에 입사했다.

초기 연출작 <조용한 인간의 대지>는 북해도 아이누족을 담은 특집다큐멘터리로, 박 피디는 이 작품으로 가톨릭 방송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베를린, 뮌헨, 비엔나 등을 탐방한 <세계의 문화도시>, 문학 다큐 박경리 <토지>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프로그램. 장애인 관련 프로로는 방송 개국기념 특집으로 <정보의 빛이 보인다>, <사랑을 모읍시다> 등을 만들었다.

1993년 국내 방송사 중 최초로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를 제작했다. 현재 TV 제작본부 교양국 차장급으로 재직하고 있는 박정옥 피디는 <세상은 넓다>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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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지현, 심재명, 오두희, 조성은, 최은순

IT업계 이끌어가는 대표적 벤처인 서지현 (주)버추얼텍 대표

2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유무선 인터넷 솔루션 전문사업을 시작한 서지현(36) 사장은 한달 평균 언론에 20회 이상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기업인이었다. 또한 여성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해 화제를 모았다.

버추얼텍은 최근 2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사이버 이마트에 신세계 I&C 와 공동으로 이메일 마케팅 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인터넷 고객관계관리(eCRM)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중남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해 파나마의 소프트웨어 전문유통업체인 파워링크사와 인트라넷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해 IT분야의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1백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다국어 버전의 리눅스용 웹메일 솔루션 ‘조이메일’을 개발했고 미국에서 무선 ASP사업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만들면 대박, 여성영화제작자 1호 심재명 명필름 대표

여성제작자 1호인 심재명(36) 명필름 대표는 작년 추석에 개봉해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관객을 동원한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으로 다시금 명성을 확인시켰다. 87년 서울극장 기획실, 극동스크린 기획실을 거치며 사실상 영화사 홍보업무 1세대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 후 남편 이은씨와 명기획을 차려 ‘그 남자 그 여자’,‘그대 안의 블루’,‘세상 밖으로’,‘게임의 법칙’등을 기획·홍보했다. 95년 명필름을 설립한 이후에도 많은 화제작을 남겼다.

여성에게 외모만을 강요하는 사회를 조롱한‘코르셋’,‘접속’,‘조용한 가족’,‘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 이어 ‘해피엔드’는 전국 1백20만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남북화해 무드에 힘입어 이산가족 상봉과 맞물려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제작자로서 심재명 대표의 이름을 다시 한번 한국 영화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폭력도 우리를 막진 못한다”

오두희 불평등한 SOFA 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97년부터 현재까지 전북평화인권연대 평화팀장, 전라북도 새만금 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 집행위원장, 군산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시민모임 운영위원. 오두희(45) 위원장이 맡고 있는 현재 직함이다.

농대를 졸업한 오두희 위원장은 노동자를 위한 야학교사를 하면서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야학교사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생각에 속옷공장에서 3년 동안 노동자의 삶을 살았던 그는 천주교 전주교구익산노동자의 집 소장,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군산에서 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운동을 벌이다 불평등한 소파(SOFA)개정을 촉구하는 국민행동이 발족되면서 서울로 파견되어 재작년부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얼마전 7일간 단식농성을 마치고 국회 앞 시위에서 전경과 몸싸움하다 넘어져 부상 당했지만 그의 시위는 멈출 줄 모른다.

여성정치인, 패러다임을 바꾼다

조성은 대통령직속 여성특위 정책담당관

조성은(39) 정책담당관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평민당에 들어가 당내 여성국의 위상을 바꾸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전문인력 없이 이름뿐이던 여성국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여성비례에 의한 할당제를 제안했고 당론으로 채택함으로써 여성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없던 시절 획기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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