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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쉬운 우리말 쓰기] ④ ‘시방서·누일·가료…’ 쉬운 말로 바꾼다
2020. 07. 09 by 진혜민 기자
ⓒ여성신문
ⓒ여성신문

 

공공기관과 언론·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공공언어로 국민이 겪는 불편이 크다. 여성신문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공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쳐나간다.

어려운 행정용어와 그 순화어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 실제 현장에서 행정용어로 쓰고 있는 11개의 제시어 중 6개를 ‘어렵다’(54.5%)라고 꼽았다. 어려워서 바꾼 순화어도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재순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설문에 제시한 단어들은 지방교육행정기관, 정부 부처 등에서 쓰는 말들로 한자어와 외래어가 고루 포함돼 있다.

응답자들이 꼽은 어려운 단어는 △‘클러스터’(47.1%), △‘가료’(82%), △‘시방서’(69.8%), △‘명도하다’(54.4%), △‘메세나’(71.4%), △‘누일’(83.9%)이었다. 이를 보다 쉬운 말(순화어)로 바꾼 예시는 아래와 같다.

클러스터(Cluster): 연관이 있는 산업의 기업과 기관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산업집적단지를 의미한다. ‘산학협력지구’라고 순화했을 때 60.2%가 충분히 이해했다고 응답했다.

가료(加療):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한다는 뜻으로, ‘치료’라고 순화했을 때 97.4%가 충분히 이해했다고 답했다.

시방서(示方書): 설계·제조·시공 등 도면으로 나타낼 수 없는 사항을 적어서 규정한 문서. 순화어로 ‘세부 안내서’, ‘안내서’을 제시했을 때 97.1%가 충분히 이해했다고 응답했다.

명도하다(明渡하다): 건물, 토지, 선박 따위를 남에게 주거나 맡긴다는 의미다. ‘넘겨주다’, ‘내주다’로 바꿨을 때 97.9%가 충분히 이해했다.

메세나(Mecenat): 기업이 문화 예술 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메세나는 프랑스어로 고대 로마제국의 인물 ‘마에케나스’가 그 당시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으며 그들의 활동을 후원한 것에서 유래됐다. 같은 의미로 ‘문예 후원’이라는 단어로 순화됐다. 응답자들은 순화어에 대해 64.6%가 충분히 이해했다.

누일(累日): 여러 날이라는 한자어로, 순화어는 ‘여러 날’이다. 94%가 충분히 순화어를 이해했다.

순화어임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게 느껴지는 단어에는 ‘산학협력지구’(32.8%), ‘문예후원’(31%) 등을 꼽았다.

설문조사는 6월 22일부터 30일까지 진행했으며 총 384명의 시민들이 응답했다.

응답자는 △서울 38.3%, △경기 27.9%, △인천 6.3% 순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분포했다.

직업군에서는 학생이 38.5%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직장인(32%), 일반인(24%) 순이었다.

연령대는 20대(56.3%)가 과반수로 나타났다. △30대(26%), △40대(7.6%), △10대(6.3%), △50대(3.9%)가 뒤를 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30대 김영빈 씨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정용어가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 실제 현장에서 고스란히 사용되고 있다”라며 “어려운 말로 돼 있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오해가 발생하면 나중에 더욱 큰일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20대 안현경 씨는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모든 사람이 이해가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순화어가 있지만 아직도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는 한자어나 외래어로 된 어려운 용어가 쓰이고 있다. 설문 조사 결과, 사람들은 바뀐 순화어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 등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다만 쉬운 말로 바뀐 순화어도 어렵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중간 검토 과정을 통해 재순화가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용어를 순화할 때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넓은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쉬운 우리말쓰기 보도팀 이하나, 진혜민, 유슬기, 고은성, 박하연

감수 상명대학교 국어문화원 특임교수 김형주

공동기획 여성신문사, (사)국어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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