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의 차이
이혼남녀의 만남에서 느끼는 사랑의 교훈
2008-05-30 옥선희 / 영화 칼럼니스트
‘비밀과 거짓말의 차이’(Must Love Dogs)는 이혼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중년 남녀가 새로운 사랑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한 번 실패한 이들의 사랑이기에 새겨들을 사랑의 교훈도 많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유치원 교사 새라(다이안 레인)는 8개월째 두문불출이다. 보다 못한 가족이 그녀의 삶을 바꿔주려 애쓴다. 의기소침한 새라가 “난 더 이상 시장 가치가 없어요”라고 하자 아버지는 “넌 예쁘고 젊어. 네 짝이 꼭 있을 거야. 전 남편은 네겐 모자란 작자였다”고 위로해준다.
15세기식 수작업으로 보트를 만드는 일을 하는 제이크(존 쿠작)는 자신을 버린 아내에게 전 재산을 내주고, ‘닥터 지바고’를 보며 “뜨거운 열정과 고통, 목숨을 건 사랑, 죽음도 막지 못한 운명 이야기야”라며 궁상을 떤다.
새라의 언니와 제이크의 친구가 블라인드 데이트 사이트인 ‘퍼펙트매치닷컴’에 동생과 친구의 신상을 올려놓은 것을 계기로, 새라와 제이크는 데이트를 하지만 순탄할 리 없다.
‘비밀과 거짓말의 차이’의 원작은 클레어 쿡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여성 작가 손에서 탄생한 덕분에 새라의 성격과 상황 묘사, 심리 변화에 중점을 둔 관찰과 표현이 세심하다. 새라의 상심과 자기 모멸-연이은 블라인드 데이트의 실망-제이크를 오해하고 재발견하는 과정-새로운 남성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제이크에게로 향한 사랑의 감정을 깨닫고-이를 확인하는 행복의 성장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싱크대에 서서 대충 식사하고 마는 이혼녀의 쓸쓸한 일과에서 벗어나 다시 찾은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바뀌는 새라를 보고 있노라면 관객의 마음도 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