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로 본 여성 풍속사'
성적 노리개·희화화 ‘슬픈 여성사’ 그대로
2007-05-28 김나령 기자 nrkim@womennews.co.kr
책에 따르면, 당시 여성들은 삶은 ‘바지(남성)’를 차지하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다. 귀족 여성들은 남성을 차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로 모드(패션)를 사용했다. 개미허리를 강조하기 위해 코르셋을 입었고,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기 위해 데콜테를 착용했다. 가슴, 엉덩이, 허리를 강조하는 모드가 기괴하게 발달하면서 우스꽝스런 옷도 유행했다. 쿠션을 대어서 엉덩이와 허리 아래를 부풀려 강조한 허리받이 치마와 굴렁쇠 치마는 원하지 않는 임신 사실을 숨기기에 적합하다는 조롱을 받았다. 이런 모습은 임산부들이 허리받이를 스스로 감거나 다른 사람이 감아주는 모습을 통해 캐리커처로 여러 차례 표현됐다.
17~18세기 유럽의 궁정에서 유부남, 유부녀 귀족들의 연애는 흔한 일이었다. 아내들이 남편의 관직을 위해 하룻밤을 바치는 일도 허다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부도덕한 여성을 조롱하는 캐리커처가 등장했다.
하지만 책은 당대 남성작가의 시각에서 여성을 바라봤다는 한계점도 동시에 갖는다. 그는 여성이 성생활에 있어서 수동적인 역할을 타고났으며, 이 수동성에 걸맞은 자연스럽고 여성적인 구애형태가 발달했는데 그것이 바로 교태라고 해석했다. 또 여성에 있어 결혼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도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