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정의 프로스페라...성별 뒤집은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국립극단 ‘태풍’...박정희 연출 12월 4일~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025-11-19     이세아 기자
국립극단 연극 ‘태풍’ 주연을 맡은 예수정 배우.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태풍’을 오는 12월 4일~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번역·재구성을 맡은 마정화와 박정희 연출가가 권력을 향한 끝없는 탐욕과 그로 인해 오랫동안 꿈꿔온 복수, 그리고 용서와 화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서사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주요 인물들의 성별부터 뒤집었다.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를 여성 캐릭터 ‘프로스페라’로, 나폴리의 왕 ‘알론조’를 ‘알론자’로 재해석한다. 동생에게 권좌를 빼앗기고 딸과 함께 외딴섬으로 쫓겨난 프로스페라가 12년간 마법을 익혀 복수할 기회를 잡지만, 결국 용서와 화해를 선택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로스페라 역은 관록의 배우 예수정이 맡아 5년 만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 2025년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 중인 홍선우를 비롯해 황선화, 이경민, 문예주, 윤성원, 성근창, 박윤희, 구도균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 출신 배우들과 김나진, 김은우, 하재성, 이강호가 출연한다. 여신동 무대디자이너가 기술적 효과를 덜어낸 공간으로 무인도를 해석해, 배우의 연기와 관객의 상상력만으로 완성되는 연극 본연의 힘을 강조한다.

12월 20일~22일까지는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해설, 음성해설 등이 지원되는 접근성 회차가 진행된다. 박정희 연출은 “올 연말, 극장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따뜻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