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 개소... 유금분 소장 “전태일 이름 앞에 자만 없을 것”
상담사 3인, 활동가 1인 활동 산재피해자. 재난참사피해자와 가족 지원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전태일 열사의 이름을 담은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가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광화문에 자리잡고 18일 개소식을 열었다.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는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는 사회연대병원’을 목표로 하는 전태일의료센터의 첫 번째 사업으로, 노동자, 청년, 산재피해자와 유가족, 재난참사피해자와 유가족 등 마음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금분 심리상담사 소장을 포함해 상담사 3인과 활동가 1인이 함께 활동한다.
이날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10월 말 현재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기금 54억이 모였음에도, 1년 반 동안 주차장 문제로 마음상담소 개소가 지연됐다”면서도 “서영교 국회의원님께서 도와주셔서 주차장 문제가 잘 해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5년 전 파키스탄 국적 노동자가 백혈병에 결려와 네 차례 입원 치료를 한 뒤 돌아간 줄 알았는데 최근 기부자 명세서를 보니 100만원을 기부했다”면서 “이처럼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는 우리 사회에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마음상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금분 소장은 “어디에서든 쉽게 올 수 있는 곳, 문턱이 없는 곳, 휠제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공간을 찾았다”며 “전태일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자만하거나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상담소 이름에 ‘전태일’이라는 이름이 꼭 들어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는 △찾아가는 심리상담 △심리상담 지원사업 △협약·연계 상담 △집단상담 및 교육 등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3일 서거 55주기를 맞은 전태일 열사는 1960년대 산업화 시대, 군부독재정권 시절 햇볕조차 들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노동자들이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안타까워한 노동 운동가다. 그는 특히 어린 소녀나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고통을 크게 여겼다. 당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신자살했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전태일의 정신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노동자병원이다. 원진직업병관리재단 부설 녹색병원이 주도하고, 시민단체·노동조합·공익기관·개인 등이 함께 만들어간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전문 의료기관’을 목표로, 향후 노동전문사업실, 노동자 병동, 뇌심혈관센터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후원회원 독려를 통해, 일하는 사람을 위한 사회연대병원 설립 추진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