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광주 북구청장 ‘여성 간부 백댄서’ 두 번째 사과했지만… 논란은 여전

2022년 9월에 이어 올해 또 같은 상황…성인지 감수성 미달 비판 온라인 게시판 “구청장 노래자랑 부끄러움은 구민 몫” 등 글 올라

2025-11-17     장봉현 기자
지난 6일 광주광역시 북구 동강대학교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당시 노래를 부르는 문인 북구청장 뒤로 여성 공무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여성신문) 장봉현 기자 =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17일 ‘KBS 전국노래자랑 여성 공무원 백댄서’ 논란에 대해 두 번 공식 사과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지역사회 일각에선 공식 사과했으니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2022년에 이어 이번에도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된 건데 문인 청장의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 구청장은 이날 새올행정시스템 게시판에 ‘전국노래자랑 관련 직원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별도의 입장문으로 사과한 데 이어 두 번째 사과문이다.

그러면서 “북구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공들여 쌓아온 노력과 자존심을 구청장인 제가 무너뜨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주말을 보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부족함으로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고통이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다시 살피겠다”며 “1700여 북구 공직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 6일 광주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촬영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 편’ 무대에 올라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다. 이 무대에 북구청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이 ‘백댄서’ 역할을 하며 춤을 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여성 공무원 백댄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광주본부, 공무원노조 광주본부, 북구의회 등이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행정안전부도 출장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경위서를 북구청에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문 구청장은 “백댄서 참여는 간부들의 자발적 결정이었고, 특정 성별이나 직급을 지목해 요청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해당 무대는 방송에 송출되지 않는다고 안내받았고, 흥을 돋우기 위한 순수한 취지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백댄서 논란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22년 용봉동 전남대학교에서 진행된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 때도 문 구청장의 무대에 여성 공무원·여성 구의원이 올라 백댄서 역할을 해 지역사회로부터 비판받았다. 

북구청 자유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시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북구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온라인에는 “아직도 이런 짓을 하는 구청장이 있다니”, “가치관이 문제가 많구만”, “구청장 노래자랑 부끄러움은 구민 몫”, “뉴스 보다가 내 눈을 의심했네”, “뉴스타고, 잘하셨네”, “말로 사과할 게 아니라 구청장 사퇴하는 행동을 보여달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 간부 공무원의 책임을 묻는 여론도 거세다. 

평일 업무 시간에 무대에 오르기 위해 ‘공무 목적 출장 신청’을 낸 것과 관련해 “구청장 뒤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공무’냐”,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이 구청장 장기 자랑 백댄서 하는 게 말이 되냐”, “혈세를 저런 식으로 빼먹냐 참 잘한다”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구청장의 사과를 믿을 수 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과거에 이어 이번에 또 같은 상황이 됐는데 사과가 진짜냐”는 비판과 함께 “두 번이나 사과했는데 그냥 넘어가자”라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