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오늘의 전태일’ 전면에…노동자 후보로 지방권력 도전

노동자 후보 11명 출마 예고…“현장이 정치의 주체로” 전태일 열사 55주기 맞아 국회서 기자회견 개최

2025-11-14     서정순 기자
전태일 열사 분신 55주기를 맞은 13일, 진보당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직접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진보당

전태일 열사 분신 55주기를 맞은 13일, 진보당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직접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전태일 정신 계승은 노동자의 직접 정치로”라는 제목 아래 열린 이번 회견에서는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 후보 11명이 2026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취지발언을 통해 “땀의 가치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여전히 외주화, 과로, 심야노동 속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멈춰 세우기 위해 현장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가전서비스, 학교비정규직, 보건의료, 청년 프리랜서, 건설, 금속, 돌봄, 택배 등 각기 다른 노동현장을 대표하는 예비후보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오늘의 전태일’로서 현장의 고통을 직접 정치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진희 후보(청년노동자)는 “프리랜서는 자유로운 직업이 아니라, 언제든 공짜로 부려 쓸 수 있는 불안정한 일자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열정이 아닌 권리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년이 직접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대희 후보(택배노동자)는 “하루 11시간, 주 80시간 넘게 일하다 동료가 쓰러지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폭력”이라며 “정치의 주변이 아닌 주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연희 후보(학교비정규직)는 “업체 위탁이 확산되면서 강사료의 20% 이상이 수수료로 빠지고, 교육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며 “방치된 학교 현장의 문제를 바꾸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치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박윤희 후보(보건의료)는 “33년간 간호사로 일하며 느낀 것은, 돌봄노동이 여전히 ‘값싼 희생’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이었다”며 “노동의 존엄을 지키는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영학 후보(건설노동자)는 “임금체불과 안전사고, 고용불안을 마주하는 건설현장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삶의 무게를 안고 지역사회를 바꾸는 진짜 정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가전서비스 노동자 김병조 후보와 금속 노동자 정세경 후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던 전태일의 외침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존엄의 문제”라며 “이제 더는 호소하지 않고 직접 정치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진보당은 이번 기자회견이 단순한 정치 행보가 아닌, 전태일 정신을 오늘날의 실천으로 계승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연 상임대표는 이제 노동자가 정치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나서야 한다일하는 시민이 주인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