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타래]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

2025-11-15     신다인 기자
ⓒ위고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

‘선생님’이라는 말에 따라오는 기대와 책임을 무겁게 지고, 아이들의 동그란 눈을 마주하며 교사들은 매일 수업을 연다. 교직 문화는 생각보다 더 경직되어 있다. 교사 최현희는 전국의 교실과 그곳에 홀로 ‘던져진’ 교사들을 떠올리며,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자주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자신의 교실을 열어보기로 했다. 그는 매일의 수업과 학교 환경, 교육의 한계를 기록하며 ‘교사로서 버티는 일’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최현희/위고/1만9천원

ⓒ사계절

전국 언론 자랑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을 형성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가장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지역 언론사 19곳을 취재한 결과물이 출간됐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서울중심주의의 그늘 아래서 ‘소멸’, ‘위기’라는 말로만 묘사되는 각 지역의 고유한 삶의 이야기를 모았다. 지역 언론 기자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소위 중앙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각 지역의 구체적인 삶을 만날 수 있다.

윤유경/사계절/1만9천원

ⓒ박영사

나의 젠더법학 모험기

서울대 최초의 여성 법대 교수이자 젠더법학 개척자인 양현아 명예교수의 자신의 학문 여정과 한국 젠더법학의 형성 과정을 담은 회고적 학술서가 출간됐다. 2003년 임용 이후 저자는 낯선 분야였던 ‘여성주의 법학’을 처음부터 세워야 했고, 호주제 폐지 운동과 재생산권 논쟁,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등 굵직한 사회 의제 속에서 연구와 실천을 병행해왔다.

양현아/박영사/2만5천원

ⓒ라우더북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페미니즘 리부트의 물결 속에 발간됐던 화제의 소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가 6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화자인 김승준은 한때 목숨만큼 사랑했던 여자가 갑자기 ‘메갈’(혹은 페미)이 돼 나타난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해 그녀를 ‘고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자상하고 따뜻한 남자친구가 되어준다면 그녀를 어둠의 ‘남혐’에서 ‘구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남자와 페미인 ‘그녀’의 연애가 다시 시작된다.

민지형/라우더북스/1만9천원

ⓒ교양인

민달팽이 분투기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구의 80%가 세입자지만, 사회는 이들의 불안과 고통을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집을 사기 전까지만 겪는 일시적 불편이나 ‘젊을 때의 사회 경험’으로 치부할 뿐이다. ‘민달팽이 분투기’는 주거 불평등을 청년 세입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곳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한 지수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기록하며, 더 나은 ‘집’의 미래를 모색한다.

지수/교양인/1만7천원

ⓒ제이픽

박물관의 밤

볼로냐 라가치 상 등을 수상한 그림책 『박물관의 밤』이 출간됐다. 책은 박물관 관리인이 “박물관은 이제 문을 닫는다. 떠나기 전에 가장 사랑하는 전시품을 하나씩 집으로 가져가세요”고 제안한 뒤, 박물관이 화재로 무너지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2018년 브라질 리우 국립박물관 화재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는, 파괴가 아닌 새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박물관의 미래를 그려낸다.

질 바움 지음/레지스 르종 그림/박재연 옮김/제이픽/1만8천원

ⓒ동녘

재활의 밤

선천적 경직성 뇌성마비를 가진 장애 당사자이자 소아과 의사, 생명과학자인 구마가야 신이치로가 청소년기까지 경험한 재활 치료와 그 이후 자립생활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몸과 장애, 규범과 섹슈얼리티, 자립과 삶에 대해 학제적이고 성찰적으로 탐구한 기록이다. 장애학·사회학·의학·공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관점으로 장애와 자립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구마가야 신이치로/조승미 옮김/동녘

ⓒ부북스

역관 일지

은퇴한 독문학자 안삼환의 장편소설 『역관 일지』는 12·3 내란부터 대통령 탄핵까지의 국면을 ‘역관’의 시선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역관은 저자 자신의 번역자 정체성과 동서 문명을 잇는 상징으로 설정된다. 소설은 동학농민군 영령이 등장하는 ‘동학담’과 괴테 『파우스트』를 다루는 ‘번역담’을 교차해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와 서구 사상을 함께 비춘다. 오늘의 삶을 성실히 견디는 마음과 ‘빛의 혁명’을 향한 연대의 감각이 이 작품을 우리 시대의 사초로 만든다.

안삼환/부북스/1만6천원

ⓒ하빌리스

국보:상·하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의 원작 소설이 출간됐다. 상권 ‘청춘편’과 하권 ‘화도편’은 배우 키쿠오와 슌스케가 나누는 깊은 우정, 그리고 춤과 연기에 바친 뜨거운 열정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 ‘허와 실’, ‘남과 여’ 같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 하나로 녹아드는 몽환적인 가부키 세계의 매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요시다 슈이치/김진환 옮김/하빌리스/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