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장 노래자랑에 여성 공무원들 출장 내고 ‘백댄서’로… “성인지 감수성 어디로”
광주 북구 전국노래자랑 문인 청장 무대에 올라 공무원노조 “조직 위계 문화 드러내” 사과 요구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노래를 부를 때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출장 신청’을 내고 ‘백댄서’ 역할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광주 북구의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 편’ 녹화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다. 구청장이 무대에 오르자 선글라스를 쓰고 스카프를 두른 여성 8명이 구청장 뒤에서 춤을 췄다. ‘백댄서’ 역할을 한 이들은 광주 북구청 소속 국·과장급 공무원으로 모두 여성이다. 특히 이들은 평일에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목적’의 출장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 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무원들의 출장 처리와 여성 간부들만 무대에 오른 점은 성인지 감수성 부족과 조직 내 위계적 문화의 문제를 드러낸다”면서 “문 구청장은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성명을 통해 “주민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구청장의 무대를 빛내줄 백댄서가 아니라, 민원 현장에서 주민을 지원하는 공무원”이라며 “구청장 무대의 백댄서 역할을 ‘공무 수행’으로 출장 처리한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인 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관례적 요청에 따라 무대에 올랐다”면서 “무대에 오른 공무원들도 자발적 참여로, 들러리 역할을 지시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또 “책임 있는 행정을 위해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