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불청객 ‘진드기 매개 감염병’ 주의보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 증가... 예방은 ‘안 물리는 것’이 최선
가을철 농작업과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진드기다. 최근 고온다습한 기후로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전문가들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감염내과 배지윤 교수는 “가을철에는 농작업이나 등산, 캠핑, 산책 등 야외활동이 많아져 진드기를 통한 감염병이 증가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한다. 연간 약 6000명의 환자가 보고되며, 털진드기 유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염되면 10일 이내 두통, 발열, 발진, 오한,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고, 물린 부위에는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배 교수는 “쯔쯔가무시증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단순 감기몸살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농작업이나 야외활동 후 가피가 발견되거나 발열·발진이 열흘 안에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주로 4월부터 11월 사이 발생하며, 감염 후 2주 이내 38~40℃의 고열과 함께 구토·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가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SFTS 환자는 2013년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지난해까지 206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누적 치명률이 약 18.5%에 달하는 SFTS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 신경학적 증상, 혼수로 이어질 수 있다. 배 교수는 “농작업이나 야외활동 뒤 고열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농작업 및 야외활동 전·중·후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활동 전에는 긴팔과 긴바지, 토시, 양말 등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 복장을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활동 중에는 풀밭에 눕거나 오래 머무는 행동을 피하고, 활동 후에는 착용한 옷을 바로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으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예방수칙 준수와 조기 발견·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