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현기영·특별상 김기창

시상식 26일 열려

2025-09-27     이세아 기자
‘제9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자인 현기영 작가(왼쪽), 특별상 수상자 김기창 작가(오른쪽)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후 김미경 은평구청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은평구 제공

‘제9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에 현기영(84), 특별상에 김기창(47) 작가가 선정됐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 불광동에서 5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해온 통일문학의 대표 문인인 고(故) 이호철 작가를 기리고 향후 통일 미래의 구심적 활동을 지향하고자 2017년 서울 은평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올해 수상 작가는 문학, 학술, 언론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운영위원회와 본상 선정위원회에서 올해 1월~6월까지 총 9회에 걸쳐 심사해 선정했다.

본상 수상자 현기영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작가다. 어린 시절 직접 겪은 제주 4·3사건과 제주 지역의 역사적 비극은 그의 작품 세계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975년 단편소설 「아버지」로 등단, 1978년 발표한 소설 「순이 삼촌」으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50년간 제주와 민중의 삶, 그리고 역사적 상처를 치열하게 그려왔다. 최근 발표한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는 그의 문학적 역정의 집대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현기영의 작품은 분단, 억압, 저항, 기억과 같은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들을 깊이 탐구하며, 제주 4·3 사건의 참혹한 비극을 생생하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한다”며 “그의 문학은 억압과 폭력 속에서도 민중의 삶과 저항 정신을 진솔하게 복원하며, 역사적 진실을 문학적으로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했다.

특별상 수상자 김기창은 2014년 소설 『모나코』로 제38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방콕』,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마산』 등에서 사회적 약자와 주변부의 삶, 기후·이주·불평등 같은 동시대 문제를 문학적 상상력과 섬세한 묘사로 깊이 탐구해 온 젊은 작가다.

심사위원들은 “김기창은 심각한 주제를 유쾌하고 해학적인 문체로 풀어내면서도, 『마산』을 통해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의 참신한 서사 구성과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한국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이호철북콘서트홀에서 열렸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는 이호철 작가의 뜻을 기리며 통일의 가치를 계승하는 지역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를 통해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