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심 고용부진…8월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 IMF 이후 최저

고용노동부 ‘8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2025-09-08     신미정 기자
지난 7월 16일 경북 구미시 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춘하추동 취업 한마당'에서 한 여성 구직자가 채용정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8월 기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2025년 8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의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5천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만7천명(15%) 줄어든 수치다.

신규 구직 인원은 남성 8천명, 여성 6천명, 30대 3천명 등으로 증가했으나, 29세 이하는 1천명 감소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지난달 0.4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0.54)보다 하락해 1998년 8월(0.26) 이후 8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구인배수는 기업의 인력수요(구인인원)를 구직인원으로 나눈 수치로, 고용24를 이용한 구인·구직만을 포함한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2025년 8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고용노동부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 구인이 1만6천명 줄어들며 전체 구인 감소의 59%를 차지하는 등 제조업 고용 상황이 어렵다”며 “건설업과 도소매업 구인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동부는 구인배수가 올해 1월 0.28을 기록한 후 점차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일자리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8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62만7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만2천명(1.2%) 증가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 이후 증가 폭이 둔화되다 올해 들어서는 최근 5개월 연속 18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가입자가 20만9천명 늘면서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제조업과 건설업 가입자는 각각 1만명, 1만8천명 줄었다. 제조업은 수출과 경기 부진 등 영향으로, 건설업은 업황 불황의 이유로 풀이된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5천명으로 자동차, 의약품, 식료품,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했으나 금속가공, 섬유,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1차 금속 등은 감소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 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제조업 분야에서 2만8천명이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내국인 감소 폭이 늘고 외국인 증가 폭은 둔화한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전체 감소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4만9천명으로 2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8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자는 8만1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천명(6.3%)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회복기인 2021년 8월 6.8% 감소한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3만8천명으로 같은 시기 동안 1만2천명(2%) 늘었으며, 구직급여 지급액도 1조329억원으로 74억원(0.7%) 증가했다.

천 과장은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감소는 비자발적인 이유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9월에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원 미만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하반기에는 구직급여 관련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