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만나는 여성 독립운동가...영국 무대 서는 김봄소리·양인모
[문화게시판]
연극으로 만나는 여성 독립운동가, ‘분홍 나비 프로젝트’
극발전소301의 연극 ‘분홍 나비 프로젝트’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6년 만에 돌아온다. 2017년 도담도담 페스티벌에서 작품상, 연기상, 신인연기상을, 2018년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받은 작품이다.
연극은 네 명의 남자를 살해한 용의자 최영희가 체포돼 취조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살해 현장마다 분홍 나비 브로치를 남긴 그녀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손정아의 환생이라고 주장한다. 검사 권영실의 취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새로운 용의자 장현주까지 세 여성의 강렬한 연기가 펼쳐진다.
작품은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1944년 임시정부와 현재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오가며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독립운동가들의 분투를 생생하게 전한다. 정범철 대표가 쓰고 연출하며, 초연부터 권영실과 장현주 역을 맡았던 이성순과 이나경이 다시 같은 역할로 무대에 선다. 최영희 역에 최은경과 전은정이, 그 외에 류진현, 박소연, 권태원, 심영민, 박신후, 류선규, 박수연, 이건, 안용이 출연한다. 오는 24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
정통 브로드웨이의 황홀경,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_서울이’ 개막했다. 앞서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서울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제작돼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와 그가 사랑한 데이지 뷰캐넌의 사랑을 중심으로 인간의 꿈과 사랑, 욕망이 가득한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에서는 닉 캐러웨이의 시선으로만 풀어낸 반면, 뮤지컬에서는 데이지 뷰캐넌, 조던 베이커, 머틀 윌슨 등 다양한 캐릭터가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달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드라마틱한 음악과 찰스턴, 재즈, 보깅, 탭 등 다양한 장르가 버무려진 군무, 초호화 세트와 고해상도 LED 영상이 어우러져 1920년대 재즈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평이다. 토니상에 빛나는 세련된 의상과 조명도 볼거리다.
토니상 수상자 매트 도일이 개츠비 역을 맡고, 센젤 아마디가 데이지로 분한다. 또 제럴드 시저, 엠버 아르돌리노, 제나 드 월, 웨스 윌리엄스 등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11월 9일까지 역삼 GS아트센터.
장민승X정재일, 제주 빛의벙커 ‘서귀 - 수취인불명’
제주 빛의벙커는 장민승 작가와 정재일 음악감독이 함께한 신작 ‘서귀 - 수취인불명’을 선보인다. 제주의 자연과 신앙, 존재의 순환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제목 서귀는 서쪽으로 돌아감, 즉 죽음을 은유하는 한자어다. 제주 신앙에서 저승으로 향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부제 수취인불명은 끝내 전해지지 못한 감정의 잔향을 상징한다.
장민승 작가가 제주의 풍경을 시적인 구성으로 재구성했다. 16분 20초 분량의 파노라마 멀티채널 영상에 한라산 선작지왓, 윗세오름, 문섬, 엉또폭포 등 제주의 지형과 영등굿, 동자석, 살장, 기메 같은 제의적 상징을 담았다. 물, 바람, 눈, 흙, 불, 다시 물로 회귀하는 여정을 통해, 관객은 한 편의 장례이자 탄생의식을 통과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OST로 잘 알려진 정재일 음악감독은 이번 전시에서 토속적 리듬과 클래식 선율을 결합한 감각적 사운드 레이어를 구현했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의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
서울시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5일 저녁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서울시향 창단 80주년이기도 하다.
지휘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인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맡는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한 피아니스트 김태형, 국립국악관현악단 수석과 악장을 역임한 거문고 오경자가 협연한다.
프로그램은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로 시작한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헤어질 결심 등에 사용돼 대중에게도 친숙한 악장으로 고독과 사랑, 치유와 회복, 희망의 정서를 함축 깊은 울림과 여운을 준다. 이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김태형이 협연하며, 스페인 음악의 리듬감과 활기찬 재즈의 선율도 들려준다.
이어 한국 전통음악의 명인 정대석이 작곡한 거문고 협주곡 수리재를 오경자의 거문고 연주로 선보인다. 피날레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 3, 4악장으로 장식한다. 러시아 압제에 대한 핀란드의 민족적 투쟁과 자유, 승리를 그린 작품으로, 압도적인 감정의 고조와 장대한 마무리로 큰 울림과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표갤러리 ‘PYO SELECTION’
표갤러리에서 김미로, 안소현, 유지희, 이준원, 정연경, 정해민 여섯 작가의 그룹전 ‘PYO SELECTION’이 열리고 있다. 각기 다른 매체와 고유의 조형 언어를 지닌 작가들의 예술 여정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미로는 판화와 콜라주를 기반으로 자연의 형상과 한국적 정서를 재해석하며 정제된 조형성과 서정적 리듬을 동시에 드러낸다. 안소현은 일상의 풍경을 따뜻하고 몽환적인 시선으로 재구성하며 익숙한 장면에 스며든 환상적 감수성을 끌어올린다. 유지희의 반추상 프레임 회화는 자연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소와 시간을 화면 위에 재구성한 사색의 풍경을 선사한다.
이준원은 즉흥적인 붓질과 자유로운 형상을 통해 인간과 신화의 원형적 에너지를 탐구하고, 정연경은 자연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생성과 소멸, 시간의 미묘한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정해민은 디지털 이미지와 수작업을 결합하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시각적 감각의 확장을 시도한다. 23일까지.
영국에 울려 퍼지는 K클래식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이 영국 무대에 선다. 오는 14일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에든버러 퀸스홀에서 리사이틀을 펼친다. 시마노프스키의 ‘야상곡과 타란텔라’, 바체비치의 ‘폴란드적 카프리스’, 비에냐프스키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환상곡’ 등 바이올린 음악의 정수를 담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영한국문화원과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의 협력으로 마련된 무대다.
오는 28일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런던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음악 축제 BBC 프롬스(BBC Proms)에서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을 연주한다.
앞서 지난 6일엔 정명훈이 지휘하는 중국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가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와 에든버러 어셔 홀에서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했다. 1일 런던 BBC 프롬즈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4번을 연주해 화제에 올랐다.
오사카 엑스포에서 만나는 조선왕실
국립고궁박물관과 국가유산진흥원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에서 조선왕실 문화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정조의 화성능행도를 바탕으로 한 ‘조선왕실행차’와, 왕실 보자기의 화려한 색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조선왕실보자기’가 초대형 LED 화면에 상영된다. 두 콘텐츠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스크린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오는 23일~25일에는 엑스포 한국관 앞에서 수문장 종사관과의 기념촬영 등 전통문화 체험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시는 10월1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