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수상작부터 10대 여성 감독들까지...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8월 개막

21일~27일 메가박스 신촌 38개국 138편 상영 개막작은 베를린영화제 수상작 ‘선샤인’

2025-07-30     이세아 기자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앙투아네트 하다오네 감독의 필리핀 영화 ‘선샤인’ 스틸.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여성영화 축제’,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8월 21일~27일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린다. 38개국 138편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F를 상상하다(Reimagining F)’를 슬로건으로 ‘영화(Film), 축제(Festival), 페미니즘(Feminism), 자유(Freedom), 미래(Future)’로 이어지는 확장 가능성과 감각의 전환을 제안한다.

개막작은 앙투아네트 하다오네 감독의 필리핀 영화 ‘선샤인’이다. 올림픽을 꿈꾸던 한 소녀의 삶이 예기치 못한 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을 통해 필리핀 여성의 현재와 보편적인 청춘의 상처를 교차해 보인다. 2025년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하다오네 감독은 ‘타다나의 모든 것’(2014)으로 필리핀 독립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팬 걸’(2020)로도 알려져 있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앙투아네트 하다오네 감독의 필리핀 영화 ‘선샤인’ 스틸.

신인 여성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을 소개하는 국제경쟁 부문 ‘발견(Discovery)’에선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칠레 등 상대적으로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지역의 여성 감독들이 본선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다큐멘터리·극영화·실험영화 등 장르도 다채롭다. 여러 작품이 포스트 세계화, 신냉전 시대의 분리와 혐오, 착취와 불평등을 다룬다. 올해 86개국에서 394편을 접수,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을 세웠다. 본선 진출작 8편은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되며, 심사를 거쳐 대상(상금 1200만원)과 우수상(상금 600만원)을 준다.

예선 심사위원들은 “올해 본선 진출작들은 각기 다른 지역과 문화 속에서 여성들이 마주한 현실을 섬세하게 포착했다”며 “차별과 폭력의 세계를 조망하는 냉철한 시선과 치유와 연대를 향한 열망이 공통되게 읽혔다”고 평가했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발견’ 본선 진출작 8편.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이외에도 경쟁 부문으로는 아시아 여성감독의 단편을 발굴하는 ‘아시아단편’, 국내 10대 여성창작자의 작품을 상영하는 ‘아이틴즈’가 마련됐다. 비경쟁 부문으로는 국내 여성감독의 신작을 조망하는 ‘지금, 여기 한국영화’, 사회적 목소리를 포착한 ‘쟁점: 광장과 현장’, 젠더와 정체성의 경계를 탐색하는 ‘퀴어 레인보우’ 등이 여성영화의 확장된 지형을 보여준다.

아시아계 여성감독 헬렌 리의 대표작을 통해 디아스포라와 젠더의 교차지점을 탐색하는 특별전 ‘헬렌 리: 여기와 어딘가 사이’, 현대 인도 여성감독들의 시선을 통해 사회적 억압과 변화의 감각을 살펴보는 ‘확장된 시선: 인도의 재구성’도 준비됐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자간담회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변재란 이사장, 황혜림 집행위원장, 손시내 프로그래머.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변재란 이사장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는 시대를 감각하는 플랫폼이자, 다양한 삶의 온도를 감지하는 창구”라며 “여성의 서사가 견고해질수록 영화제는 더욱 깊이 있는 대화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손시내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는 감각적 리듬과 강한 문제의식을 두 축으로 삼아 동시대의 질문들을 다양한 결로 풀어낸다”고 밝혔다.

황혜림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새로운 시선을 환기하고 여성영화의 역사와 지평을 넓히는 기획 섹션들을 강화했다”고 했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연출한 정유미 감독.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공식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연출한 정유미 감독도 간담회에 참석, “상상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또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과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옮기고자 했다”고 작업 의도를 설명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 사업 ‘필름X젠더’ 시상식도 이날 열렸다. 황지우 감독 ‘내게서 무엇을 보나요?’와 정수진 감독 ‘죽여야 사는 여자’가 선정됐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함께하는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사업 ‘필름 X 젠더’ 시상식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삼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정수진 감독, 황지우 감독, 황혜림 집행위원장, 변재란 이사장.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홍보할 제11대 ‘시우프스타(SIWFFstar)’로 위촉된 최성은 배우(오른쪽).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영화제 홍보대사인 제11대 ‘시우프스타(SIWFFstar)’로는 배우 최성은이 위촉됐다. 최성은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며 제 세계는 물론 관객 여러분의 세계도 확장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