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서울시향과 베토벤 협주곡으로 재회
페루 출신 세계적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 지휘 4일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30)과 페루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57)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만난다.
오는 4일 저녁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무대다. 한국인 최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4년 만에 서울시향과 재회한다. 하스베도야가 서울시향 포디움에 처음 오른다.
공연은 페루 작곡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로 시작된다. 스페인어로 축제를 뜻하는 작품으로 한국 초연이다. 유럽의 고전음악 기법과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음악, 현대 팝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한 독특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반복적이고 복잡한 리듬과 긴장감 있는 전개로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어 임지영이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음악 특유의 박진감과 투쟁성, 동시에 유려한 서정과 심오한 사유, 고아한 품격을 두루 아우르는 걸작이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서정적 흐름, 철학적 깊이를 보여줘야 하는 최고난도의 작품이다.
임지영은 20세에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 입학 후 독일로 건너가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와 쾰른 국립음대에서 수학했으며, 2015년 금고음악인상, 한국언론인연합회의 ‘자랑스런한국인대상’, 2016년 대원음악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1년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브뤼셀 필하모닉,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언드라시 시프, 기돈 크레머, 스티븐 이설리스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17년에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녹음한 앨범이 워너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전 세계에 발매되기도 했다. 2023년 연세대 음악대학 관현악과 최연소 조교수로 임용돼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벽산재단의 후원으로 1710년에 제작된 피에트로 과르네리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지휘를 맡은 하스베도야는 미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21년간 음악감독으로 일하고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 등도 역임했다. 남미 음악의 발굴과 음악 유산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해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의 대미는 영국 작곡가 엘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수수께끼 변주곡’이다. 원제는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며, 곡 전반에 걸친 숨겨진 주제와 총 14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변주는 엘가의 가까운 지인들의 특징을 음악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특히 제9변주 ‘님로드’'는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되며 장중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깊은 감동과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