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81% “화석연료 기업 ‘기후과세’ 해야”
옥스팜·그린피스, 13개국 1만5000명 조사 86% “기업들이 낸 세금, 기후위기 피해 지역에 전달해야”
전 세계 시민 10명 중 8명은 기후재해 복구를 위해 화석연료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과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다이나타가 G7 국가 포함 전 세계 13개국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81%가 폭풍, 홍수, 가뭄, 산불 등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재해 복구를 위해 석유·석탄·가스 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데 찬성했다.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세수의 상당 부분이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사회에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6%였다. 기후재해 생존자를 도울 수 있는 세금 부과 대상으로는 66%가 화석연료 기업을 꼽았다.
응답자의 68%는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이 자국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77%는 이들에 대한 과세를 우선시하는 정치인을 더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별도 분석을 통해 전 세계 590개 석유·가스·석탄 기업에 ‘오염산업 초과이익세’를 부과할 경우, 시행 첫해에만 최대 4000억 달러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연간 29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개발도상국의 기후 손실 및 피해 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업 585곳은 2024년 1년간 수익 총 583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보다 68% 증가한 수치다. 이 중 340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간에 의해 발생한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초거대 석탄, 석유, 가스 기업들은 자사의 오염 제품이 인류에 끼치는 피해를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기후위기 속에서 이윤을 계속 추구하며 수백만 명의 삶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옥스팜은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 기후 불평등을 막고 공정한 재원을 마련하는 글로벌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면 옥스팜 코리아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서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