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석 이상 전원 남성…“성평등 약속은 어디로 갔나”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 대통령실 성별·연령별 불균형 문제 지적 “유리천장 지수 12년 연속 최하위…새 정부, 약속 이행해야”

2025-06-13     서정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명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9명은 모두 남성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까지 임명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은 모두 남성이다. 현재 대통령실 내 여성 인사는 강유정 대변인이 유일하다. 이 같은 인사 구성은 성평등 실현을 약속했던 대통령의 발언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1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대통령실 고위직 인사부터 성별과 세대 간의 균형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직전 성평등을 통합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사회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지만, 현재 상황은 그와 상반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선거 당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 균형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대통령실부터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 대변인은 국제 지표를 인용해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OECD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12년째 최하위를 기록 중”이라며, “이 부끄러운 수치를 바꾸는 것이야말로 시민들이 염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취임 당시 밝힌 사회대개혁 의지를 상기시키며, “빛의 광장에서 천명한 개혁 과제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며, “성평등 실현은 이제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 대변인의 이날 기자회견은 인사의 성평등 실현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오광수  민정수석은 부동산 차명 보유 및 차명 대출 의혹으로 인해 임명 8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공식 수용했다.

강유정 대변인 외에 여성은 총무비서관으로 김현지 전 수석보좌관, 초대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는 정정옥 전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은 장관급, 수석비서관은 차관급, 비서관은 1급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