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예, ‘한국 여성 최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59년 역사 권위 있는 콩쿠르 1위 양인모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

2025-05-30     이세아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4)가 세계 최고 권위의 바이올린 콩쿠르 중 하나인 제13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4)가 세계 최고 권위의 바이올린 콩쿠르 중 하나인 제13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다.

박수예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뮤직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결선에서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를 협연, 심사위원단과 현지 청중의 찬사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탁월한 해석력과 무대 장악력, 안정감 있는 연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한국계 연주자로는 2022년 양인모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하며 한국 클래식계에 또 한 번의 경사를 안겼다.

시벨리우스 콩쿠르는 1965년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 탄생 100주년부터 5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콩쿠르다. 제1회 우승자인 러시아의 올레그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아 뮬로바(1980), 레오니다스 카바코스(1985),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0) 등 클래식 거장들이 거쳐갔다.

이번 우승 상금은 3만 유로(약 4천만원)다. 박수예는 또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와 지휘자 존 스토가르즈의 멘토링, 1777년 제작된 GB 구아다니니 바이올린 사용권 등을 받는다.

우승 직후 박수예는 “너무 행복하다. 정말 의미가 크고 마지막까지 저의 음악을 전달할 수 있어서 기뻤다.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목프로덕션 제공

2000년생 박수예는 일찍부터 국제 클래식계가 주목해 온 아티스트다. 4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2009년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 기악과에 최연소로 입학하며 울프 발린 교수를 사사, 현재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16세에 BIS레이블과 세계 최연소로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음반을 발매했고, 현재까지 총 5장의 인터내셔널 음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세 번째 음반 ‘세기의 여정’은 세계적 권위의 영국 그라모폰지에서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되고 ‘2021 올해의 음반’으로 언급됐으며, 2022년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올해의 음반’ 기악 부문 후보로 올랐다. 2022년 포브스 코리아 선정 ‘2030파워리더 20인’에 올랐다.

베름랜드 오페라 오케스트라, 남서독 필하모닉 콘스탄츠,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등국내외 저명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스웨덴 고틀란드 페스티벌, 폴란드 크르지조바 페스티벌에서 개리 호프만, 아드리안 브렌델 같은 거장들과 실내악 연주도 펼쳤다.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밀라노 1753년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Giovanni Battista Guadagnini “ex-Hamma”)를 사용하고 있다.

박수예는 오는 7월 BIS 레이블에서 여섯 번째 인터내셔널 음반 ‘Exil!’을 발매한다.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과의 협연 음반도 녹음 중이다. 11월28일 사운즈S를 시작으로 12월9일 토마토홀, 12월 중순 삼성 리움음악회에서 리사이틀을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