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진심” DAY6, KSPO돔 첫 입성으로 ‘위로의 밴드’ 명성 증명

18일 올림픽공원 KSPO돔서 ‘포에버 영’ 월드투어 대장정 마무리 DAY6 콘서트 최초 러닝타임 4시간 돌파

2025-05-19     김나연 기자
ⓒJYP엔터테인먼트

“여러분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우리의 노래가 위로가 되길 바라요.”

10년 전인 2015년 9월 7일, 대형 기획사 ‘JYP 첫 밴드’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밴드 DAY6(데이식스). 데뷔곡 ‘Congratulations(콩그레츄레이션)’으로 대중 앞에 첫 인사를 건넸다. 지금은 명곡으로 꼽히지만, 발매 당시엔 대중적인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뒤 진정성 있는 가사와 세련된 밴드 사운드가 재조명되며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자신들의 길을 꾸준히, 묵묵히 걸어오며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사랑, 성장, 상실, 희망 등 보편적인 감정을 가사와 멜로디로 녹여낸 이들의 여정은 어느덧 ‘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수식어로 이어졌고, 10년이 흐른 지금 K팝 밴드 중에서도 팬덤과 대중성을 가장 선명하게 구축한 팀으로 자리 잡았다.

데이식스의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 피날레 인 서울’(DAY6 3RD WORLD TOUR <FOREVER YOUNG> FINALE in SEOUL)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렸다. 2024년 9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시작으로 세계 23개 지역을 돌며 진행된 이번 투어는 서울 공연을 끝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데이식스의 KSPO돔 첫 입성이자, 이례적으로 총 6회 공연이 진행된 대형 공연이었다. JYP에 따르면 1회당 최대 수용 인원인 1만 6천명, 총 9만 6천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데이식스 콘서트 최초 러닝타임 4시간 돌파 기록도 썼다.

ⓒJYP엔터테인먼트

공연은 2019년 발표한 ‘Best Part’로 시작해 ‘Better Better’, ‘Healer’,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신나는 노래들로 이어졌다. ‘너의 그 미소만이 날 숨쉬게 해 네가 있어 난 Better better better baby’ (Better Better 中), ‘진짜 너만 있으면 괜찮아 괜찮아지는 날 보면 나도 신기해 아픈 게 사라져 몸이 가벼워져 적어도 하루 한 번 네가 필요해’ (Healer 中)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 담긴 노랫말로 팬들은 하나가 되어 뛰놀았다. 마치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마데워치(응원봉)를 흔들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상처를 치유받는 시간을 보냈다.

“오늘이 진짜 피날레다. 어제 잠을 설쳤다. 긴장인지 설렘인지 모르겠는데 공연장의 모습이 계속 꿈에 나타났다. 마이데이(팬덤명)의 힘이 필요하다”는 영케이의 첫 멘트에 팬들은 환호성으로 응답했다. 360도로 관객들에게 둘러싸인 무대에서 원필은 “KSPO돔에 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이 순간이 팬들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데이식스는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풍부한 세트리스트를 선보였다. ‘그녀가 웃었다’, ‘Man in a movie’, ‘COUNTER’, ‘Say Wow’ 같은 통통 튀고 경쾌한 곡부터 ‘아직 거기 살아’, ‘예뻤어’, ‘놓아 놓아 놓아’, ‘Congratulations’ 같은 이별 곡, 일명 ‘마라식스’라 불리는 ‘I’m Fine’, ‘아 왜(I Wait)’, ‘Love me or Leave me’, ‘Shoot me’ 같은 격정의 구간까지. ‘앵콜’, ‘한번 더’를 외치는 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공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JYP엔터테인먼트

‘괴물’, ‘좀비’, ‘녹아내려요’, ‘HAPPY’, ‘바래’ 등 무너지는 감정과 다시 살아가야 하는 일상 사이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작은 희망을,  행복과 행운을 바라는 마음도 노래했다.

원필은 “위로가 될 수 있는 곡들을 준비해 봤다. 저희가 살아가면서 힘든 일들도 당연히 마주해야 하고 아예 없을 순 없지 않냐. 그렇다 해도 저희 잘 살아가 보자. 저희가 이제 불러드릴 곡들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May I be happy?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 ‘내가 더 행복해지길 바래 매일 같은 내 바램’이라는 가사가 공연장에 가득 울려 퍼졌다. 팬들은  각자의 염원과 소망을 담아 한목소리로 떼창을 이어갔다. 

곡이 끝나자 성진은 “웃어서 더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지 않냐. 행복을 외치는 것도 그렇다. 행복을 계속 외치다보면 행복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마음으로 저는 계속 행복을 외칠 거다. 여러분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지난 7일 발매한 신곡 ‘Maybe Tomorrow’, ‘끝났지’ 무대도 이날 라이브로 처음 선보였다. 영케이는 “미래는 모른다. 잘될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면 된다. ‘내일은 더 괜찮겠지’ ‘좀 덜 아프겠지’라는 생각으로 (곡을) 썼다”고 소개했다.

데이식스는 이어 ‘도와줘요 Rock&Roll’, ‘망겜’, ‘DANCE DANCE’, ‘Free하게’ 등의 곡으로 끝없는 에너지를 선사했고, 앵콜이 이어지면서 KSPO돔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2024년 3월, 공백기의 끝을 알린 곡 ‘Welcome to the Show’(웰컴 투 더 쇼)와 투어 오프닝을 책임진 ‘Best Part’로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며 길었던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영케이는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다는 마음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하다. 수많은 무대를 서며 매번 다른 마음이 드는 것도 신기하다. 여러분은 무대에 있는 저희 4명을 더 행복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분들이다. 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 좀 대단한데?’라고 여길 수 있길 바란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그래야 더 괜찮은 내일을 맞이하니까”라며 소감을 전했다.

성진은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 계속 꺼내 볼 추억이 될 것”이라며 “눈앞의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행복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러분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길을 바라보며 계속 나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필은 “KSPO돔에서 6회로 마무리한 건 저희에게 큰 선물과도 같다. 공연이 너무 중요하고 소중한데 이걸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살아가시면서 덜 아프고 덜 상처받으셨으면 좋겠다.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저희는 또 다른 무언가로 찾아뵐 테니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도운은 “아는 형님의 지인이 암을 선고받았었는데 저희 노래를 듣고 치유를 받아서 완쾌가 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감사했다. 저희는 마이데이에게 어떻게든 힘을 주고 싶었는데 그분이 건강해지신 걸 보고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존재 이유가 이렇게 보여지는구나 싶어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음악도 잘해 나가고 웃긴 것도 많이 보여드리겠다. 힘들면 바로 공연장으로 찾아와라”라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설득력 있게 와닿는 공연은 흔치 않다. 각자의 다양한 상황에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DAY6(데이식스)는 이번 공연을 통해 ‘위로’를 전하는 밴드로서의 명성을 다시 입증했다. 오는 9월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멤버들은 “저희는 또 금방 만날 것”이라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