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약 실종에…여성연합 “대선 후보는 여성 목소리에 응답하라”
21대 대통령선거가 본격적인 막을 올린 12일 여성연합이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며 대선 후보들에게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촉구했다.
이날 여성연합은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권 2년 반 동안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와 삶은 무너졌다”며 광장의 요구는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걷어내고 모두의 평등을 위한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선거운동지로 선택한 광화문 출정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는 광화문에서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빛의 혁명’이 시작된 곳에서 출정식을 여는 의미를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빛의 혁명’을 진정 이끈 이들이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에 맞서 가장 많이 광장에 모였던 이들은 여성 시민들이었다”며 “‘빛의 혁명’을 이끌어낸 여성 주권자들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빛의 물결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성평등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정책공약 어디에도 ‘성평등’, ‘젠더’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며 “‘젠더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성차별 현실은 지워지고, 여성주권자들의 삶은 여전히 주변으로 밀려나는 상황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지난 12일 발표한 A4용지 20쪽 분량의 ‘10대 정책공약’ 자료에는 ‘여성’이라는 단어는 단 두 번 등장했고 ‘성평등’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중앙선대위가 발표한 10대 공약 어디에도 여성의 삶을 바꾸기 위한 정치적 의지, 성평등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에 대한 언급이 빠진 점도 문제로 지적하며 “이는 여성과 성평등 정책을 의도적으로 가시화하지 않으려는 회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들은 일터와 가정, 거리와 광장에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빛의 혁명’을 만든 여성 주권자의 목소리는 지금도 광장과 일상 곳곳에서 성평등 사회와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외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대선후보들에게 “주권자들의 절반인 여성 시민들의 목소리부터 경청하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성평등 민주주의에 대한 국가 비전과 그에 걸맞는 공약과 실천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