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중심 학교 비정규직, 저평가된 교육복지… 제도개선 시급
국회 토론회서 성평등·공공성 관점의 노동 재정의 촉구 “돌봄·급식·방과후교육 핵심은 여성… 구조개선 없인 공교육 위기”
학교 급식, 돌봄, 방과후 교육의 현장을 지탱하는 여성노동에 대한 구조적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대다수가 여성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자료에 따르면 그 비율이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문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지난 4월 25일 국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학교의 역할과 기능, 어떻게 변화했나 – 학교 비정규직 노동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지선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여성 중심의 돌봄노동이 공교육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직종 간 격차와 이중구조로 인한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근로조건 표준화와 인사체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윤경 전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고용이 교육의 질 저하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들이 학교공동체 내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에서는 현장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문제를 진단했다. 김수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학교급식 위기의 본질이 대체 인력 미확보와 고강도 노동, 방학 중 무임금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기획국장은 “교육복지는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라 교육의 핵심이며,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늘봄학교 정책과 관련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손재광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방과후강사 분과장은 “늘봄학교 시행 이후 방과후강사의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제도적 인정을 촉구했다. 이민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직국장은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시행된 정책이 인력 운영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개선책을 촉구했다.
모윤숙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성별에 따른 이중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젠더 관점에서의 제도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김문수·김남근·이광희·정을호 의원은 축사 및 인사를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의 공공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특히 김문수 의원은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단지 특정 직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돌봄과 복지 책임을 민간과 여성노동에 떠넘긴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회 교육위원으로서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학교 비정규직 없는 학교는 없다”며, “오늘의 논의가 교육복지 노동을 재정의하고 학교가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