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끝도 MVP’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로 배구인생 2막
선수 은퇴 후 첫 행보 외국인 드래프트 현장부터 본격 활동
배구계의 전설 김연경이 친정팀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한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앞으로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됐다”며 은퇴 후 첫 행보를 직접 밝혔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업무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 선발이나 선수 영입 과정에서 조언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 현장을 직접 찾아 첫 어드바이저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코트 밖에서 팀 전력 강화를 위한 조언자로서 첫 발을 떼는 셈이다.
그는 앞서 2023년에도 국가대표팀의 어드바이저를 맡아 선수들의 멘토로서, 지도자급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다만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로 향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김연경은 “어렸을 때부터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면서도 “좋은 선수라고 해서 모두가 좋은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니다. 공부도 필요하고, 쉽지 않은 길이라 신중히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연경은 개인 통산 7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화려한 선수 경력을 마무리했다. 데뷔 시즌과 은퇴 시즌 모두 챔프전과 정규리그 MVP를 동시에 수상한 선수는 V리그 사상 김연경이 최초다.
그는 “마지막까지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게 돼 감사하다”며 “저는 떠나지만,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 이제는 한국 배구를 위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돕고 싶다”고 밝혔다.
후배들과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한 조언도 전했다. 김연경은 “국내 선수들의 경쟁이 부족한 환경도 문제다.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배구가 더 발전하려면 시스템 전반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 해외 무대에 보내줬다가 해외 진출을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라며 “헤어질 듯 헤어지지 않을 듯 무언가가 계속 있었다. 미운 정이 무섭다. 결국 새로운 고운 정이 생겨서 계속 남게 됐는데 참 고마운 구단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