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K팝, 하루아침에 안 바뀌어...한국이 우릴 혁명가로 만들려는 듯”
독자적 활동 제동 건 법원 판결 직후 미 타임지와 인터뷰
걸그룹 뉴진스(NJZ) 멤버들이 소속사 어도어와 상의 없이 독자적 활동을 해선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가운데, 멤버들이 “실망했지만,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하루아침에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NJZ는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심경을 밝혔다.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일에 비하면 이건 우리 여정의 또 다른 단계일 뿐입니다. 아마도 이게 한국의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revolutionaries)로 만들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NJZ 멤버 민지는 “데뷔 이후 우리는 그들(어도어와 모기업 하이브)로부터 너무 많은 장애물과 간섭에 직면했다. 이제야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소속사와의 공방에 대해 “처음에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라고 생각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다.
멤버 하니는 “K팝 산업계에는 소속사들이 아티스트를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보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NJZ의 법적 대응으로) K-팝 산업이 바뀌든 안 바뀌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멤버 다니엘은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 (K팝 산업계에) 아마 많을 것이다. 누군가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우리는 의도치 않게 이런 문제에 휘말렸지만, 아티스트로서 우리에겐 중요한 경험”이라고 했다.
멤버 혜인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에 대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 방패 같은 존재”라고 했다.
멤버 해린은 “뉴진스에서 NJZ가 됐다고 근본적으로 바뀐 건 없지만, 더 큰 창의적 자유와 더 넓은 예술적 범위를 갖게 됐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NJZ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어도어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NJZ에 대해 전속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사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인정하고, 멤버들이 어도어의 사전 승인이나 동의 없이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어도어가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자, NJZ 멤버들은 민 전 대표의 복귀 등을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멤버들은 지난해 11월 어도어의 전속 계약 위반으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독자적 활동을 시작했다. 어도어 측은 지난 1월 “NJZ가 소속사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어도어는 타임지에 “이번 사안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져 유감”이라며 “멤버들이 어도어에 복귀한다면 충분히 오해를 풀 수 있다”고 전했다.
NJZ는 타임지에 새 소속사와 계약했다는 소문을 부인하면서도 “우리를 도와줄 소속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23일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렉스콘’ 공연에도 예정대로 출연한다.